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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새 17군데 생긴 케이블카‥"돈 안 되고 환경만 파괴" 우려

5년새 17군데 생긴 케이블카‥"돈 안 되고 환경만 파괴" 우려
입력 2023-09-19 19:32 | 수정 2023-09-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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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설치할 때마다 환경 파괴 논란을 일으키는 케이블카.

    최근 5년 사이에 17개나 새로 생겼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실제로 지역 경제에 기대만큼 도움이 되고 있는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90년 육상 국립공원 가운데 마지막으로 케이블카가 생긴 덕유산.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천5백 미터 설천봉까지 갈 수 있고, 겨울엔 스키장 곤돌라로 활용됩니다.

    한해 이용객 56만 명, 상부 정류장 주변은 풀 한 포기 없는 맨땅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산림 훼손이 심각합니다.

    해발 1천600미터가 넘는 덕유산의 최고봉, 향적봉에 도착했는데요.

    이곳까지 케이블카를 타면 15분여 만에 올라올 수 있어서, 많은 탐방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이 구간은, 탐방객 탓에 생태계가 받는 '스트레스 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설치 과정은 물론 설치 후에도 산은 계속 망가지고 있습니다.

    환경 훼손 논란을 무릅쓰고 추진된 다른 케이블카들은 어떨까요.

    관광수요 1천만 명,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1998년 설치한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10분이면 1천 미터 고지까지 오를 수 있고, 1천2백 미터 가까운 천황산과 사자평 억새밭도 1~2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평일에 케이블카를 타러 가봤습니다.

    한 번에 50명까지 20분 간격으로 운영하는데 취재팀 말고 이용객은 없습니다.

    초기와 달리 시들해진 인기 탓에 주변 상인들도 한숨을 내쉽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 상인]
    "사람은 초창기에는 아무래도 반짝하잖아요. 지금은 아무래도..."

    운행 첫해엔 7달 만에 관광객이 30만 명 넘게 몰렸지만, 지금은 한 해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본격적인 운영 첫해인 2013년 흑자를 기록했던 케이블카는 이듬해 바로 적자로 돌아섰고요.

    그 폭은 점차 확대되더니, 2018년부턴 매년 10억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케이블카는 41곳, 그중 17곳은 지난 5년 안에 우후죽순처럼 새로 생겼습니다.

    계절적 한계에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속속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 왕피천케이블카는 지난 7월 운영사가 시설 임차료를 미납해 멈춰 섰고, 2년 전 문을 연 전남 해남의 해상케이블카는 첫해부터 적자를 기록했고 1년 만에 적자 폭이 2배로 늘었습니다.

    [김동필/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사람들이 당연히 와서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지만 좋은 효과를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대통령 공약이던 설악산 케이블카가 추진 41년 만에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통과했습니다.

    이어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완화 기조를 발표하면서, 케이블카 난립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속리산과 소백산, 가야산 등 국립공원에만 7곳에 추진 중인데, 지리산에는 지자체 3곳이 앞다퉈 나섰습니다.

    대부분의 케이블카 사업에는 지자체 예산이 투입됩니다.

    따라서 적자가 나면 주민들 부담이 됩니다.

    [정인철/국립공원을 위한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설악산 케이블카의 경우) 주민들의 예산을 빼다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그 사업의 수익이 다시 돌아올지는 아무도 예측 불가능한..."

    무턱대고 추진했다 환경 파괴에 손해까지 떠안을 수 있는 만큼 환경과 경제성 모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 영상편집 : 권나연 / 영상출처 : 유튜브 경북 울진군, 명량해상케이블카, 이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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