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범에 새 나간 건강보험, 6년간 '2백억'

◀ 앵커 ▶

최근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이 잇따르면서 크게 다친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이 범죄 피해자들을 돕는 지원금도 있죠?

그런데, 피해자들을 치료하는 데 든 건강보험 진료비는 누가 부담해야 할까요?

보험공단에선 폭행 가해자에게 이 진료비를 청구하는데, 지금까지 받지 못한 보험금만 2백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차량을 몰아 인도로 돌진하고, 백화점에 들어가 마구 흉기를 휘두른 최원종.

이 잔혹한 범죄에 14명이 크게 다쳤고, 김혜빈 씨는 뇌사 상태로 3주 넘게 입원했다 끝내 숨졌습니다.

[고 김혜빈 씨 어머니]
"가해자 때문에 이 스무 살 애가 이렇게 됐어요. 그것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한 달도 못 채우고 갔어요."

이때 나온 의료비만도 3천5백만 원에 달합니다.

개인 부담금은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문제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진료비 3천2백만 원입니다.

대개 범죄 피해자의 치료비는 공단에서 먼저 병원에 지불한 뒤 폭행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합니다.

하지만 최원종처럼 특별한 직업도 없고 재판에서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경우 보험금을 받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
"1차적으로 가해자에게 이제 청구를 하고 독촉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재산이나 소득이 전무하게 되면 결손 처분으로 가게 됩니다."

최근 6년간 건강보험공단이 폭행범죄의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금액은 513억 원.

그런데, 실제 환수한 금액은 296억 원 정도로 57%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79억 원은 건강보험 재정에서 손실로 처리됐습니다.

보험공단에선 가해자의 재산이 450만 원,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의 경우, 환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재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구상금이 제대로 환수되지 않아서 국민의 건강보험료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범죄피해자 구제기금을 확대 운영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범죄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징수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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