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시간 만에 구속영장 기각‥이재명 "감사"·검찰 "납득 못 해"

◀ 앵커 ▶

법원이 심사를 시작한 지 16시간 반 만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 감사한다"고 했지만, 검찰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새벽 4시쯤, 휠체어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왔습니다.

"이재명! 이재명!"

의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이 대표는, 한 손에 지팡이를 쥔 채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법원은 9시간 심문과 7시간 반 추가 검토까지, 총 16시간 반 만에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세 가지 혐의 중 4년 전 공직선거법 재판 증인에게 위증을 시킨 혐의는 소명됐다고 봤습니다.

반면, 백현동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미 증거가 확보됐거나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야 한다"고 봤습니다.

정당 대표로서 공적 감시 대상이란 점도 증거 인멸 우려가 낮다고 본 근거가 됐습니다.

검찰은 "위증을 시킨 혐의가 소명됐는데, 증거인멸을 안 할 거란 건 모순"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법원이 '기각'이란 결론을 정해놓고 표현을 맞췄다"고까지 비난했습니다.

검찰총장도 직접 나서 "야당 대표 지위 때문에 방어권을 보장해 준 것 같다"며 "법원과 견해차가 크다"고 맞받았습니다.

정치적 목적의 야당 표적 수사는 아니라고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원석/검찰총장]
"사법은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어서도 안 되고, 정치적 문제로 변질될 수도 없고, 또 변질되지도 않습니다."

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을 겨냥한 수사들의 동력이 떨어질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검찰은 민주당 현직 대표 구속이 불발된 날, 입법 청탁과 함께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송영길 전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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