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씨가 몇 달 전 신도들에게 알뜰폰에 가입하라면서 연일 홍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체는 통신료 절감이라는 알뜰폰의 취지와는 다르게, 일반 통신사 보다 더 비싼 요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업체의 대주주는 전광훈 씨의 딸이었습니다.
신준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설교 중이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불쑥 신도들에게 휴대전화 통신사를 바꿀 것을 독려했습니다.
"딸이 총 지휘해서 청년사업단에서 통신사 이동을 완성했다"며, "1,200만 기독교인들은 다 통신사 이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광훈 목사의 딸이 지분 60%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XXX모바일 홍보 영상]
"전광훈 목사님께서 오래전부터 말씀하시고 또 준비해오셨던 청년사업단 통신사업 XXX모바일이 드디어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로 출시되었습니다."
사업 시작 첫달 11명에 불과했던 가입자는 전 목사의 독려 뒤 5개월 만에 1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월 매출도 지난 8월 기준 2억 8천9백여만 원으로 뛰었습니다.
"애국의 또다른 이름", "실속 있고 다양한 요금제"를 내건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
그런데 일부 요금제는 같은 양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반 통신사 요금보다도 한달에 2만 원이 비쌌습니다.
'십일조 헌금'을 연상하게 하는 '기부 요금제' 는 비슷한 데이터와 통화시간을 제공하는 다른 알뜰폰 업체 요금보다 세 배 정도 비쌌고, 데이터 용량이 더 큰 이 업체의 다른 요금보다도 9천 원 더 비쌌습니다.
알뜰폰 사업은 요금 인하를 촉진하기 위해 자본금 3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추고 신고만 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 전 목사가 자신의 딸에게 수익을 몰아주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기부가 애초에 낮은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려 했던 알뜰폰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실태 조사를 하고…"
MBC는 해당 업체에 기부요금제 등 알뜰폰 수익의 사용처와 가입자 중 사랑제일교회 신도의 비율 등을 물었지만, 업체 측은 "통상적인 영업 활동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법적인 부분은 물론 도의적으로도 어떠한 문제가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MBC뉴스 신준명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김두영/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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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준명
[단독] 값비싼 요금제 '전광훈 알뜰폰'‥딸 회사 수익 몰아주기?
[단독] 값비싼 요금제 '전광훈 알뜰폰'‥딸 회사 수익 몰아주기?
입력
2023-10-0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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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10-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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