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다음으로 권력 서열이 높은 하원 의장이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국회의장이 탄핵을 당한 건데,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해임안을 제출한 게 매카시 의장이 속한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이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찬성 216, 반대 210.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 의장이 6표 차이로 234년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해임됐습니다.
[스티브 워맥/미국 하원의원]
"이로써 미국의 하원의장 자리는 공석이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결탁해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반영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당내 강경파가 '뒷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안을 제출한지 하루 만입니다.
매카시 의장은 "어디 한번 해보라"면서 곧바로 표결에 부쳤습니다.
[케빈 매카시/미국 하원의장(표결 전)]
"왜 자신 있냐고요? 저는 그냥 포기하지 않는 겁니다. 제 인생에는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여러 번 넘여져 봤습니다."
하지만 투표 시작 직전부터 가결 기류가 감지됐습니다.
민주당이 의원 총회 끝에 해임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매카시가 임시 예산안 처리에 기여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쏙 빼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만큼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는 이유입니다.
결국 민주당의 몰표에 공화당 강경파 8명의 반란표가 더해지면서 정치꾼 매카시에게 치욕을 안겼습니다.
하원 의장 공석으로 의회가 마비되면서 본 예산안 처리 전망은 더 어두워졌지만 공화당 강경파의 반란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으면서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맷 게이츠/미국 하원의원(공화당, 해임안 제출)]
"다른 사람을 계속 찾아봐야 합니다. 하원을 마비시킨 것은 매카시 의장의 실패 탓입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민주당보다 딱 아홉 석 많습니다.
공화당 내 친 트럼프 강경파가 스무 석 정도에 불과하지만 양당 사이에서 얼마든지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확실히 증명됐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워싱턴)/영상편집 : 박천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왕종명
미국 권력서열 3위 해임, 친트럼프의 위력
미국 권력서열 3위 해임, 친트럼프의 위력
입력
2023-10-04 19:23
|
수정 2023-10-04 19:2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