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 두 명이 나란히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가 나란히 찍힌 사진이 중국 관영매체 CCTV 계정에서 돌연 삭제됐습니다.
6번과 4번, 두 선수의 번호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베이징 이문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100미터 허들 결승전.
출발 신호가 울리자, 6번 린위웨이 선수와 4번 우옌니 선수가 빠르게 치고 나갑니다.
중국 국적의 두 선수는 결국 1, 2위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고,
"중국 선수 2명이 거의 동시에 경기를 마쳤습니다"
결과를 확인한 뒤 트랙 위에서 포옹을 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을 SNS 계정에 게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삭제했습니다.
CNN은 "사진이 약 1시간 뒤 계정에서 삭제됐다"며 "중국이 1989년 천안문 사태와 관련해 사진을 검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선수가 포옹하면서, 천안문 사태가 발생했던 1989년 6월 4일을 가리키는 '6·4'가 우연히 연출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BBC는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고 있으며, 당국은 이 주제에 대한 언급을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삭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중국인 세대들이 천안문 사태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알지 못한 채 자라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홍콩 언론도 "해당 사진에 대한 분명한 검열은 홍콩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롱거리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사진이 삭제된 후, 중국 누리꾼들은 전날 치러진 예선전에서 8번 대한민국 조은주 선수와 9번 우옌니 선수가 악수하는 장면도 찾아내 '1989년, 연도까지 완성됐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매년 열리던 천안문 사태 추모 집회는 원천 봉쇄됐고, 올해는 6월 4일날 애도를 표하던 홍콩시민들이 잇따라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 / 영상출처: 웨이보 (중국전경대)
"본 영상은 저작권 관계로 MBC 뉴스 홈페이지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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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문현
결승선 통과 뒤 포옹한 6번과 4번, 사진 돌연 삭제‥왜?
결승선 통과 뒤 포옹한 6번과 4번, 사진 돌연 삭제‥왜?
입력
2023-10-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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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10-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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