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 해군의 도산안창호함은 설계에서 건조까지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잠수함입니다.
세계 7번째로 3천 톤급 잠수함을 만든 쾌거였는데요.
그런데 방사청은 이 잠수함을 만든 업체에 천억 원 가까운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약속된 날보다 잠수함을 늦게 인도했다는 이유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천 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2021년 8월 해군에 인도됐습니다.
예정보다 3개월가량 늦은 인도였습니다.
어뢰 기만기 등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방사청은 계약을 어겼다며 948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전체 건조비용의 10분의 1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방산업체 관계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서 국산화를 하려고 그러면 리스크가 있어요. 그 리스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는 게 있어야 과감한 도전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누가 어려운 장비에 대해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국산화를 하겠느냐…"
업체의 이의 제기에 방사청은 지난 8월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벌금 면제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MBC가 입수한 검토결과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도산안창호함에 대해 "상세설계 및 함정 건조 사업의 연구개발 성과는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의 작업 및 준비 미흡으로 인해 결함이 발생해 인도가 지연됐다"며, "도전적 연구개발 수행에 따른 기술적 한계로 개발이 지연된 사실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면서 "국내기술 수준이 미흡한 국산화 개발 대상 장비 획득은 구매로 수차례 전환한 사실이 있다"며 사실상 국내 개발 대신 해외에서 사오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결국 방사청은 1천억 원 가까운 벌금을 단 한 푼도 깎아주지 않았습니다.
방사청은 앞서 지난 2021년 11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국산 무기 개발 지연 등에 따른 벌금을 대폭 줄여줄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달에도 고도의 기술이 포함된 연구개발을 성실하게 수행한 경우 벌금을 면제해 주겠다며 또 한 번 규정을 바꿨습니다.
도전적 연구개발을 장려해 방위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해 도전적 연구개발을 이유로 벌금을 면제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안규백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도전과 혁신은 방위산업의 핵심 가치입니다. 과도한 지체벌금은 이러한 핵심 가치를 해치고 국방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5년 사이 방사청이 국산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인도 지연 등을 이유로 방산업체에 부과한 벌금은 7천7백억 원에 달합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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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덕영
국산 기술 개발하다 늦어졌는데 948억 벌금‥차라리 수입하라고?
국산 기술 개발하다 늦어졌는데 948억 벌금‥차라리 수입하라고?
입력
2023-10-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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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10-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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