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동안 잠잠했던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한 임대인에게 당했다는 피해 신고가 170여 건에 이르고 있는데요.
임대인 일가족이 잠적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고소장만 경찰에 53건 접수됐습니다.
송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경기 수원시에서 보증금 2억 원짜리 빌라를 임대해 신혼을 시작한 김 모 씨.
하지만 전세보증보험엔 가입하지 못했습니다.
근저당이 12억 원이나 설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OO/전세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중개인이) '완전 친하다 걱정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하고… 저희 앞에서 이렇게 전화해주면서 '뭐 tv 이거 원하는데 해줄 수 있냐' 이런 식으로 되게 친근하게 (임대인과) 전화를 하더라고요."
1년여가 흐른 지난달 추석 연휴, 김 씨는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임대인과 계약이 끝난 이웃 세입자들이 하나둘 집주인과 연락이 안 된다는 겁니다.
[김OO/전세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나름 사기 안 당하려고 신축도 배제하고 다가구 주택 배제하고… 이렇게 걸릴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죠."
다른 세입자는 계약을 갱신하기도 했던 터라, 이런 상황이 더 믿기지 않습니다.
[이OO/ 전세사기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그러니까 우리는 (재계약해서) 2년을 살았기 때문에 그런 낌새는 전혀 못 차렸는데…"
임대인 정 모 씨 일가는 부인까지 임직원으로 등재된 부동산 사업체를 10곳 넘게 운영 중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정 씨는 지난달 23일 '호소문'을 통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잠적한 상태라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현재 경기도에 접수된 피해 신고만 177건에 이릅니다.
[정OO/전세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보증금의 80%가 대출이 묶여 있고 나머지 20% 보증금도 제가 모았던 돈을 다 넣은 거기 때문에 지금 다른 집 구할 여력도 안 되고…"
계약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못 돌려받았다는 세입자 53명이 현재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이들의 피해액은 70억 원에 이르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임대인 정 씨 부부를 출국금지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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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재원
또 고개 드는 대규모 '전세 사기'?‥수원 임차인들 170여 건 피해 접수
또 고개 드는 대규모 '전세 사기'?‥수원 임차인들 170여 건 피해 접수
입력
2023-10-09 20:20
|
수정 2023-10-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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