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에는 '공포의 경사로'라고 불리는 내리막 길이 있습니다.
급격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가 매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당국의 대처는 땜질식 처방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른쪽에서 나타난 13톤짜리 대형 화물차.
빠른 속도로 달려 앞에 선 차량들을 밀치고는 교각까지 들이받습니다.
화물차에 치인 차량 운전자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문형재/사고 목격자]
"천둥 치는 소리였죠. 워낙 사고가 자주 나는 곳이어서 거기가‥ 1년에 한 번씩은 거의 사망사고 나듯‥"
사고가 난 장소는 신모라교차로 인근.
백양터널 출구로부터 약 800m 걸쳐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10도 가까운 급경사 구간도 있습니다.
트레일러 같은 대형 차량을 중심으로 제동장치 관련 사고가 잦습니다.
이번에도 화물차가 터널을 벗어나 내리막을 따라 달려오다 평지에 진입해 차량 5대를 덮쳤는데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사로에서부터 브레이크를 밟아 공기압이 모두 빠져나갔던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백양터널에서 계속 내려오다 보니까 에어 브레이크를 소진을 시켜가지고 에어가 빠진 상태에서 제동하다 보니까 제동이 안 된 (겁니다.)"
신모라교차로에서는 지난 2020년 1월, 레미콘 차량이 교각을 충격해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지난 3년간 이 일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사망사고 2건을 포함, 76건이나 됩니다.
미끄럼방지 포장재를 깔고 경고 표지판을 두는 등 예방대책이 나왔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대형 화물차 진입금지, 우회도로 건설 같은 요구안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구 관계자(음성변조)]
"경사도가 심한 건 알고 있는데 이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지금 당장 있을 수는 없는 것 같고요. 브레이크 패드라든지 이런 걸 자주 점검하는 거 말고는..."
지자체, 경찰 등 관계기관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현장점검까지 벌이고 나섰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긴 할지 아직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영상취재 : 이경수/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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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현지호
'공포의 경사로'에서 또 사고 났는데‥반복되는 땜질식 처방
'공포의 경사로'에서 또 사고 났는데‥반복되는 땜질식 처방
입력
2023-10-09 20:28
|
수정 2023-10-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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