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해서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조주빈 사건.
이후 우리 정부는 국내 플랫폼은 물론이고 구글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의 유통을 막기 위해서, 미국 측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이 협약이 1년 넘게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재작년 10월, 정부는 미국 측과 불법 성착취물 정보를 공유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2019년 조주빈 사건 이후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들이 불법 촬영물을 걸러내도록 법제화됐지만, 구글 같은 해외 플랫폼을 통한 유통은 막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선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가 아동 성착취물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한국 측 협약 당사자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경찰에서 넘겨받은 아동 성착취물 정보를 이곳에 제공해, 구글 등이 유통 차단에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약속한 지 1년도 못 돼, 협약이 제구실을 못 하고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7월 시스템을 바꾼 미국에 발맞춰 우리도 개편에 나서야 했지만, 그러지 않은 겁니다.
때문에 협약 체결 이후 지금까지 경찰청에서 방심위에 전달한 불법 영상 총 3천6백여 건 가운데, 실제 미국에 공유된 정보는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 관계자 (음성변조)]
"000 팀장님은 부서이동이 돼서 여기는 '확산방지팀'이고요… (현 담당자는) 오늘 국감이라서 아마 자리에 안 계실 것 같거든요."
이 같은 상황을 까맣게 모르던 경찰은 지난 6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국내외 기관간 협업을 확대했다'며 자랑을 하기도 했습니다.
MBC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경찰청 담당자는 "정보 공유가 언제 중단됐냐"며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오영환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피해자들은 철석같이 협약을 통해서 삭제가 이뤄지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상황에서 굉장히 무책임하고, 사후 관리가 전혀 안 돼오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불법 성착취물 삭제 요청은 해마다 급증하지만, 당국의 무관심 속에 피해자들만 속 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 남성현 / 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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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구나연
'제2의 조주빈' 막겠다더니‥미국과의 '성착취물 정보 공유' 협약 무용지물
'제2의 조주빈' 막겠다더니‥미국과의 '성착취물 정보 공유' 협약 무용지물
입력
2023-10-10 20:37
|
수정 2023-10-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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