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59명의 목숨이 희생된 10.29 이태원 참사.
이제 1주기를 앞두고 있지만 이렇다 할 추모 공간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유족들과 시민 단체들이 토론회를 열었는데요.
이른바 '사회적 애도'를 통해서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호소가 이어졌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골목길.
여전히 시계는 작년 10월 29일, 그날 밤에 멈춰 있습니다.
[배기호]
"전남 순천에서 왔거든요. 좀 많이 잊혀진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그때 안타깝게 돌아가신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고자…"
함께 슬퍼하며 눈물짓던 우리는 차츰 각자의 일상으로 흩어졌고, 어느새 다시, 가을을 맞았습니다.
참사 현장에는 1년째 별도의 시설 없이 이렇게 건물 외벽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추모공간 설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기억과 안전의 길'이란 이름의 추모 공간.
유족과 시민단체가 먼저 요청해 관할 구청이 비용을 댔습니다.
그러나 '임시'로 만드는 거라고 합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돼야 추모의 장으로 공식 인정되고, 시설 보강과 관리도 가능해집니다.
[진정호/고 진세은 아버지]
"국가의 부재로 죽은 아이들이고 이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는 없지만, 이 아이들로 해서 나아지고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서울시청 앞에 유족들이 설치한 분향소는 철거가 불가피해졌습니다.
'공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며 서울시가 부과한 변상금 2천9백만 원.
국민권익위에 이의를 제기해봤지만, '타당한 행정 처분'이란 답을 들었습니다.
[임익철/고 임종원 아버지]
"1년이 다 돼가도록 사실상 가시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소중한 불씨라도 지키자'하는 그런 마음으로 저희는 절박하게 분향소를 유지하고…"
유족과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기억'을 위한 기록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참사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2차 가해'의 제도적 방지, 이 모든 게 이른바 '사회적 애도'가 합의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겁니다.
[정원옥/'문화과학' 편집위원]
"진실 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했을 경우 사라진 이들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혼란과 의심이 생김으로써 '사회적 애도'가 지연되고 사건의 의미와 교훈을 기억하는 일이 불가능해집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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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1주기 다가오는 10.29 참사‥"'사회적 애도'로 기억과 추모 이어가야"
1주기 다가오는 10.29 참사‥"'사회적 애도'로 기억과 추모 이어가야"
입력
2023-10-12 20:35
|
수정 2023-10-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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