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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 전세사기, 피해는 '인정' 지원은 'No'?

[현장검증] 전세사기, 피해는 '인정' 지원은 'No'?
입력 2023-10-16 20:09 | 수정 2023-10-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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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정부는 피해자가 해당 주택을 사면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기존 '전세 대출금'은 20년간 무이자로 나눠 갚게 해주는 등의 금융 지원책을 내놨는데요.

    피해자들이 제대로 도움을 받고 있는지, 현장을 검증해 봤습니다.

    지난해 초, 경기도 오산의 한 오피스텔에 월세로 들어간 30대 김 모 씨.

    입주 반 년 만인 지난해 말, 현관문에 충격적인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집주인이 신탁사에 돈을 갚지 못해 집이 공매에 넘어갔으니 나가라는 거였습니다.

    [김 모 씨(가명)/전세사기 피해자]
    "처음에는 매우 당황을 했어요. 공매에 갑자기 넘어간다고 경고문이 현관에 딱 붙었으니까."

    보증금 1천5백만 원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김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받아 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최저 1%대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는 정부 발표를 기대한 겁니다.

    하지만 막상 피해자로 인정받고 신청하자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골프장 캐디로 일하는 김 씨의 소득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김 모 씨 (가명)/ 전세사기 피해자]
    "저는 6천9백만 원이 필요한데, (은행에서) '1천6백만 원도 안 될 수 있다'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결국 김 씨는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샀습니다.

    [김 모 씨 (가명)/전세사기 피해자]
    "안내문에서조차 대출할 수 있는 그런 심사 자격에 대해서 자세한 내역이 없어요."

    전세사기로 원룸 보증금 2천5백만 원을 떼인 이 모 씨 역시 지난 8월 초 이 집을 사기 위해 저금리 상품을 신청했다 거절당했습니다.

    해당 상품은 만 30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어 20대인 이 씨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이 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피해자 결정이 되고 나서 은행도 찾아가 보고 했더니 '30세 미만이시면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3주 뒤 해당 상품의 나이제한이 풀렸지만 이 씨는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고, 이미 부모님의 보험금을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후였습니다.

    [이 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마지막 붙잡고 있는 실까지 끊어져 버린 느낌이라서 '어떻게 세상이 이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세사기로 빌라 전세 보증금 1억 6천만 원을 날리게 된 이 모 씨는 '전세대출금 무이자 분할 상환'과 '신용정보 등록 유예'를 기대했지만, 모두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현재 채무가 있는 곳이 은행이 아닌 주택도시보증공사라는 이유였습니다.

    [이 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음성변조)]
    "전세사기 피해 지원 내용상에 있는 분할 상환이랑 신용정보 등록유예는 은행 대출에 대한 것만 적용되는 부분이다…"

    지난 8월 말까지 전세사기로 인정된 피해자는 4천 627명.

    이 중 저금리 대출 지원을 받은 사람은 1%대 수준인 61명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정부 지원까지 신용과 소득 등으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철빈/전세사기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피해자 인정을 받았다고 하면 그냥 그걸로 이제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은 다 지원을 받거나 해야 되는 건데, 이중제약처럼 너무 과한 제약이 지금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서요."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일반 상품보다 기준이 낮은 피해자 금융상품의 조건을 무조건 완화하기는 어렵다"며, "피해자 의견을 반영해 개선하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검증,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임지환 /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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