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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눈물④] 겨울에도 얼지 않는 그린란드 바다‥주민들도 '처음 겪는 날씨'

[빙하의눈물④] 겨울에도 얼지 않는 그린란드 바다‥주민들도 '처음 겪는 날씨'
입력 2023-10-16 20:34 | 수정 2023-10-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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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후변화는 빙하의 감소뿐 아니라 극지방의 환경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더 이상 바다가 얼지 않고, 비가 오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전에 없던 벌레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삶도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그린란드에서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그린란드 서부의 작은 항구 도시 일루리셋.

    빙하 관광 중심지인 일루리셋 앞바다에는 대륙빙하에서 떨어져나온 얼음들이 떠다닙니다.

    하얀 빙산과 유빙들이 가득한 바다.

    그리고 얼음과 바위, 초원이 어우러진 극지방의 풍경,

    일루리셋의 아이스피오르드는 지난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벵트 요리드/스웨덴 관광객]
    "(얼음은) 미적으로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직접 보는 것은 흥미롭지요."

    이런 풍광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기후변화의 생생한 현장으로서 그린란드는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 알브레첸/일루리셋 세계유산 관리자]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일루리셋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실제로 목격하길 원하며 이곳으로 오고 있죠."

    배를 타고 나가면 빙하가 무너지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트가 지나가면서 보트 밑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 얼음 조각들과 부딪히는 소리입니다.

    빙산 위에는 얼음이 녹아 생긴 하늘빛 연못이 생겨났고, 고인 물이 늘면서 빙산 아래로 쏟아져 흐릅니다.

    수만 년을 버텨온 빙하가 사라지면서 만들어낸 풍경입니다.

    [니콜라이 톨슨/일루리셋 선박투어 가이드]
    "빙산이 계속 줄고 있어요. 크기가 20년 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일루리셋 앞바다는 더 이상 겨울에도 얼지 않습니다.

    [보 알브레첸/일루리셋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리자]
    "우리는 겨울에 더 이상 바다로 스노모빌이나 개썰매를 타고 나가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제 겨울에도 바다가 얼지 않기 때문이죠."

    주민들도 변화를 실감합니다.

    달라진 바다에 어부들의 근심은 커졌고,

    [젠트 투비어셍/일루리셋 주민·수산물 가공업체 직원]
    "20년 전에는 그린란드에 바람이 많이 안 불었어요. 지금은 해마다 바람이 강해지고 있어요."

    내륙 생태환경이 바뀌면서 오랜 세월 해온 사냥도 어려워졌습니다.

    [이아/일루리셋 주민]
    "동물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사냥꾼들이 몇 마리를 사냥할 수 있기는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해요."

    여름에는 비가 오는 날도 부쩍 늘었습니다.

    [크리스 소렌슨/칸게를루수악 주민·여행사 운영]
    "올해는 진짜 물(비)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지낸 20년 동안 비가 이렇게 많이 오진 않았어요."

    재작년 여름엔 처음으로 3천 미터 넘는 고지대까지 비가 관측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여름철 날벌레 때문에 바깥 활동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준화/기상관측드론 업체 본부장·러셀빙하 조사팀]
    "<작년, 재작년에 오셨을 때도 날벌레가 이렇게 많았어요?> 재작년에는 없었는데 작년에는 엄청 많았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져 좋은 점도 있습니다.

    겨울에도 보급선이 들어올 수 있고 관광객이 많아지면 소득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전지구적 기후위기의 표본이 될 만큼 급격한 변화를 반길 수만은 없습니다.

    [이아/일루리셋 주민]
    "<이런 변화가 걱정되나요?> 네.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지구 기후의 균형을 지키는 데에는 북극과 남극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극지방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면 지구의 균형도 빠른 속도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린란드 일루리셋에서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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