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국립대 연구 기관이 풍력 발전 기술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100억 원이 넘는 국비를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돈으로 한우를 파는 식당에서 100번 넘게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사업은 평가 과정에서 더 큰 문제점이 확인이 되면서 결국 중단이 됐는데, 이미 127억 원의 국비가 사용된 뒤였습니다.
이 소식은 박혜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전북 군산의 한 한우고기 식당.
국립대 연구기관은 이곳에서 2020년 3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100차례 넘게 회식을 했습니다.
회식비로 1천4백만 원이 지출됐는데, 풍력발전 기술 개발에 쓰라고 정부 기관에서 지원한 연구비였습니다.
[한우고기 식당 관계자 (음성변조)]
"(000 교수는) 모둠하고 등심을 조금 많이 드시는 편이죠. 이쪽 좌측에 안쪽에 세 번째 방. <그쪽에 자주 앉으시는 거예요?> 네, 네."
연구비를 지원한 산자부 산하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이를 수상히 여기고 특별평가에 나섰는데, 더 큰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연구사업의 핵심 부품인 발전기 터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해당 연구사업은 중단됐지만, 이미 국비 127억 원이 사용된 뒤였습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관계자 (음성변조)]
"해상풍력 터빈을 확보하지 못해서 특별평가라는 것을 해서 (사업을) 중단하게 됐는데…"
이처럼 연구비 지출로 문제가 된 곳은 다름 아닌 국립 군산대학교 소속 해상풍력연구원입니다.
군산대 측은 일반적인 식사였다는 입장입니다.
[군산대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교수님들이 대개 밥을 먹어도 단골집들 많이 가고 하는 건 얼마든지 있어요, 횟수가 조금 과다하긴 하네…"
당시 연구 책임자였던 이장호 교수는 군산대 총장이 됐습니다.
[이인선/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지난 13일)]
"(이장호) 연구책임자는 갑자기 총장이 됐어요. 승승장구하면서 아무 책임도 안 집니다. 연구과제에 참여했던 구성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 7월 군산대의 해상풍력 기술 개발 사업을 국가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했고, 해양경찰은 이장호 총장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관중(전주) / 영상자료 :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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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혜진
국비 지원받아 백번 넘게 '한우 회식'‥과연 기술 개발은 했을까?
국비 지원받아 백번 넘게 '한우 회식'‥과연 기술 개발은 했을까?
입력
2023-10-18 20:09
|
수정 2023-10-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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