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공항 주변의 지역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이 심각한 경우에, 공항공사에 자기 집을 사달라고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에 따라서 공항공사가 계속해서 집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집을 사기만 할 뿐 활용을 하지 못해서 몇 년째 빈집으로 방치가 되고 있습니다.
정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항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춘 비행기가 8층 아파트 위를 스치듯 지나갑니다.
이 아파트에서 김포공항까지 거리는 1.6km.
매일 밤낮으로 380편 가까운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탓에 소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신월동 주민]
"아무 소리 안 들려요. 지나갈 때는 TV소리도 못 듣는 데, 말소리가 들리겠어요? 안 들리지… 전혀 안 들려…"
현행법상 공항 주변은 일정 소음 기준을 넘으면,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되는데, 주민이 원할 경우 자신의 집을 사도록 공항공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4년 전에는 특례법이 만들어져 아파트의 개별 호수도 매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공사가 사들인 아파트는 서울 신월동 한 단지에만 13가구, 그런데 모두 비어 있습니다.
당시 매수 가격은 평균 3억 7천만 원, 시가 4억 원 넘는 방 3개짜리 집도 빈집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칠수/주민]
"주인들이 이제 안 살고, 저기(임대) 하는 사람들이 팔고 이사 간 거지, 돈을 떠나서 자기네들이 와서 살기가 힘드니까‥"
주택을 헐어낸 빈 땅도 놀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허물고 난 자리에는 주민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만 붙어 있을 뿐 어떠한 활용 방안도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2019년 이후 공사가 사들인 주택과 토지는 모두 26곳, 매수금액만 166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소음피해지역에 있는 다른 주택들까지 사들이는 데는 2천억 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2020년 1%였던 취득세가 12%로 올라 주택 한 채를 매수할 때마다 별도로 세금 5천만 원 넘게 내야하고, 지금은 졸지에 다주택자가 된 공항공사는 종부세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미 사들인 주택과 토지라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 대책은 없습니다.
[허종식/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
"주차장 같은 주민 편의시설로 활용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경로당도 좋고요. 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또 시설 이런 걸로 활용하면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남아있는 아파트는 입주민들의 반대로 공공시설 조성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소음피해주택 매입은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다주택자 중과세에서는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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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동욱
'아파트 13채 빈집으로'‥다주택자 된 공항공사
'아파트 13채 빈집으로'‥다주택자 된 공항공사
입력
2023-10-18 20:28
|
수정 2023-10-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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