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용서 안 하는데, 왜 법원이 용서합니까?"

◀ 앵커 ▶

지난해 부산에서 한 남성이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서 마구 폭행한 이른바 '돌려차기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었죠?

오늘 법원에 대한 국정 감사에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출석을 했는데요.

자신이 겪었던 재판 과정에 대해서 그 어떤 국회의원보다도, 더 무겁고 날카롭게 법원을 비판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당초 살인미수 혐의로만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항소심에서야 법원과 검찰은 성폭력 혐의도 적용해 형량을 20년으로 올렸습니다.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피해자는, 언론들이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뒤, 법원이 돌연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그렇게 많이 배우신 판사님들이 갑자기 추가 조사를 한다고 하시는 건지… 그러면 그전까지는 모르셨다는 건지…"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또 반성문을 냈다고, 형량을 깎아주는 게 맞냐고 거듭 물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가난한 불우환경이 도대체 이 재판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를 하겠다고 하는 겁니까?"

법원은 재판 당사자가 아니라며 피해자에게 재판기록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법정에 매번 나갔는데, 가해자가 이걸 트집 잡아 보복을 공언하고 다닌다며 호소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열심히 참석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가 죄를(처벌) 받은 거라고 하면서 증오심을 표출했고… 주소를 달달 외우면서 다음번에는 꼭 죽여버리겠다라는… 숨이 막히는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재판 절차상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던 부산고등법원장은, 질타가 이어지고서야 사과했습니다.

[김흥준/부산고등법원장]
"법원장으로서 제가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사실 피해를 당하시지 않았으니까 저런 말을 편하게 하실 수 있으실 것 같고… 반성하고 고치셔야 하고…"

징역 20년이 확정된 가해자는, 감방에서도 공공연히 피해자에게 보복할 거라고 말하며 협박한 혐의로 또 다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구본원 /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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