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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사자' 바람이 석 달 만에 환골탈태‥새 신부 맞아

'갈비사자' 바람이 석 달 만에 환골탈태‥새 신부 맞아
입력 2023-10-23 20:29 | 수정 2023-10-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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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서 '갈비 사자'라고 불렸던 바람이.

    충북 청주의 한 동물원에서 새 삶을 찾았는데요.

    거처를 옮긴 지 석 달 만에 장가를 갔습니다.

    그동안 건강도 많이 회복이 됐고, 다행히 새로 맞은 짝꿍과도 잘 어울렸다고 하는데요.

    이병선 기자가 바람이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문이 열리자 방사장으로 나온 암사자 도도.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살피더니 먼저 나와 있던 '갈비사자' 바람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치며 황급히 달아나는 바람이를 도도가 쫓아가고, 서로 으르렁대지만 발톱을 드러내며 공격하진 않습니다.

    호기심 많은 도도가 먼저 접근하면 소심한 성격의 바람이가 피해 가며 울부짖기를 몇 차례.

    하지만 이내 경계를 푼 듯 가까이 마주 보고 앉았습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바람이가 혼자 오랫동안 있다 보니까 다른 사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던 것으로 보여져요. 처음에 도도가 다가서니까 도망가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볕도 들지 않는 비좁은 콘크리트 사육장에서 삐쩍 말라가던 바람이는 석 달 전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때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갈비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그 별명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살이 붙으면서 건강도 되찾았습니다.

    원래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의 습성을 고려해 암컷과 합사를 시켰습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창살을 통해서 계속 마주 보기를 했거든요. 물리적으로 접촉은 못 하지만 계속 쳐다보고 냄새 맡고 그렇게 계속 마주 보게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바람이는 사람 나이로 백 세 가까운 고령인데다, 도도 역시 병 때문에 자궁을 적출한 상황이어서 번식까지 염두에 둔 건 아닙니다.

    밤에는 각자 사육장에 머물다, 낮에만 방사장에서 함께 머물게 되는데, 조만간 관람객들도 두 마리가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청주동물원은 전시도 하지만, 나이 들고 아픈 동물들을 보살피는 특별한 역할도 합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바람이가 새 짝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이곳 동물원 가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이병학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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