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광복군 출신의 한 독립운동가의 공적이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인물과 섞여서 뒤죽박죽 작성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취재를 해봤더니, 현충원에 있는 묘비마저도 엉터리로 되어 있다가 뒤늦게 고쳐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충원은 독립 유공자 석판 전체에 대해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광복군 3지대 소속이었던 장이호 지사가 안장된 곳입니다.
묘비 아래 석판엔 장이호 지사의 광복군 입대 시기와 활동 내용이 간략히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다른 묘역과 달리 올 들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석판 내용도 바뀌었습니다.
지난해까지 있던 석판과 올해 새로 만든 석판입니다.
광복군 입대 시기부터 활동 내용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동명이인, 장이호의 공적이 뒤섞여 기록됐던 겁니다.
누가 갑자기 이걸 수정한 걸까.
유가족 측은 애초에 현충원이 내용을 잘못 기재했다 이제와 수정했다고 말하는 반면, 현충원 측은 유가족 요청이 있어 석판을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
"자녀분이 신청을 한 걸 가지고 연도별로 이렇게 보완을 한 것 같아요. 수정을 한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절차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석판에 기록되는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처리했던 겁니다.
[이형진/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
"독립유공자 한 분께 (석판) 글자 하나가 바뀌게 되면 그 일대에 그 주변에 있던 모든 역사가 바뀌어 버립니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근간이 흔들리는 그러한 중차대한 중범죄거든요."
허술한 서훈 심사, 그리고 엉터리 보훈 관리가 계속되는 사이, 광복군 역사의 산증인이었던 동명이인, 2지대 장이호는 이제는 묘소조차 찾을 수 없는 잊혀진 존재가 됐습니다.
광복군기념사업회는 국가보훈부 장관과 대전현충원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현충원 측은 독립유공자 석판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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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덕영
뒤죽박죽 공적에 엉터리 묘비 수정‥현충원 전수조사
뒤죽박죽 공적에 엉터리 묘비 수정‥현충원 전수조사
입력
2023-10-26 20:38
|
수정 2023-10-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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