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참사 1주기를 맞아 안전 대책들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첨단 장비에 인력 증원은 물론, 인파 사고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법안과 매뉴얼도 등장하는데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부족한 부분은 뭔지 김세영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광진구의 한 골목.
폭 2m 좁은 길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자, 현장에서 감지된 인파 정보가 관할 구청과 서울시의 재난안전상황실에 실시간 보고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나와 선보인 이른바 '지능형 CCTV'.
사람의 밀집도를 현장에서 자동 측정해 위험 단계를 전파합니다.
1제곱미터당 4명이 몰릴 경우 관할 구청의 현장 대응조가 출동하고, 5명이 넘어가면 긴급 투입된 경찰과 소방 인력이 인파를 정리해 밀집도를 낮춥니다.
서울시는 주요 번화가에 이같은 지능형 CCTV 9백여 대를 연말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하겠다', '관련 기관끼리 협력을 강화하겠다'.
다시는 참사와 비극이 없도록 하겠다며 내놓은 대책들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론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능형 CCTV의 경우 사고에 미리 대응하기 어렵고, 안 보이는 사각지대도 문제입니다.
[김영욱/세종대 건축공학부 교수]
"'일단 모였을 때 우리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서 인파 사고를 예방하겠다' 이거는 사실은 굉장히 위험할 수가 있는 거죠."
따라서 경찰은 다중 밀집 현장의 대응 인력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이달 초 서울 여의도 세계불꽃축제에는 2천 2백여 명이 투입됐고, 이번 핼러윈에는 작년의 10배 가까운 1천2백여 명이 동원됩니다.
인력 증원은 단기적 효과를 나타내지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올해 들어 경찰 기동대의 월 평균 출동은 지난해보다 2.4배, 투입 규모는 2.7배로 급증했습니다.
기업 행사나 대학 축제까지 동원된 탓에 초과 근무에 따른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파 밀집 우려 지역에 대한 선행적 분석과 대응책 정비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문현철/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호남대 교수)]
"심도 있는 조사와 검토와 논의와 토론과 숙의도 없는 상태에서 바로 시설 장비가 들어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놔두고 시설 보완부터 나온다는 거예요."
참사 직후 정부도 국가 차원의 안전시스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당시 대통령실 부대변인 (지난해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파 사고 예방안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개편 과제 97개 중 실현된 건 13개에 불과하고, 작년 11월에만 20여 개가 쏟아졌던 참사 관련 법안도 통과된 게 없습니다.
특히 '주최자 없는 행사'의 관리 근거인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잠자는 사이, 경찰, 소방, 행안부 어느 곳도 대응 매뉴얼을 손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최경순·김희건·김승우 /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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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세영
"참사 되풀이 막아야" 인력에 CCTV까지 물량공세‥"시스템 정비부터"
"참사 되풀이 막아야" 인력에 CCTV까지 물량공세‥"시스템 정비부터"
입력
2023-10-27 19:45
|
수정 2023-10-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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