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엔 26명의 외국인들도 있었죠.
그런데 그 유족들, 가족 잃은 슬픔이야 마찬가지일 텐데 참사 이후 한국 정부와 소통하는 것도,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참사 1주기를 앞두고도 답답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하는데요.
외국인 희생자의 유족들을 만나봤습니다.
손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액정 곳곳이 깨진 스마트폰 속에서, 아들은 핼로윈 축제 참가자들과 함께 웃고 있습니다.
[게네고 파스칼/프랑스인 희생자 아버지]
"마지막 찍은 사진들이에요. 이태원에서 찍은 사진들…"
요리사였던 34살 리마무는, 한국에 여행을 왔다 길거리 음식에 반해, 다시 음식을 공부하러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게네고 파스칼/프랑스인 희생자 아버지]
"굉장히 진취적인 아이였고, 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좋은 여행해~ 아들.", "고마워요, 사진 보낼게요." 문자메시지가 마지막 대화가 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장례비와 위로금 2만 4천 유로, 약 3천4백만 원을 보내왔습니다.
앞으로 어디 연락할지 묻자, 대사관은 희생자를 지원하는 변호사 단체 전화번호를 줬다고 합니다.
이후 연락은 없었습니다.
[게네고 파스칼/프랑스인 희생자 아버지]
"해외 피해자 부모가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돼 있어요. 벽 앞에 놓여 있는 느낌인 거죠."
1년이 지난 지금도 이태원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걷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는 희생자와 부상자 중 여든 명 가까이가 외국인일 정도로 국제적 참사였습니다.
이란인 유학생 알리 파라칸드 씨도 그 중 한 명…
[마나즈 파라칸드/이란인 희생자 고모]
"가족을 사랑했고, 똑똑했고, 스스로 일을 해내는 아이였습니다."
한국 정부가 연락한 건, 신원 확인을 위한 사진 몇 장이 전부.
그리고 알리 씨는 위로금과 함께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마나즈 파라칸드/이란인 희생자 고모]
"혼란, 걱정, 절망, 두려움, 공포… 어떤 말로도 그날 우리가 겪은 것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1주기를 기리려 한국을 가려던 유족들.
한국대사관이 비자 발급 비용으로 이란에서 구할 수 없는 달러를 요구했고, 결국 유족은 한국행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비자 비용은 50달러, 약 7만 원입니다.
[마나즈 파라칸드/이란인 희생자 고모]
"우리는 분노를 표출할 수도 없고, 한국의 유가족들처럼 한국 정부에 항의를 할 수도 없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파리), 김희건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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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구민
"벽 앞에 놓인 것 같다" 답답한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
"벽 앞에 놓인 것 같다" 답답한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
입력
2023-10-27 19:48
|
수정 2023-10-2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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