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고 독립영웅실을 철거하기로 한 데 이어, 국방부가 추진 중이던 '국군역사기념관' 건립사업도 돌연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일 독립운동에서 우리 군의 뿌리를 찾겠다던 역사 인식을 국방부가 스스로 뒤집은 거란 비판이 나옵니다.
이덕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세운 이듬해인 2019년.
육군사관학교는 '독립군·광복군·무관학교 기념관' 설치 계획을 서울시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국방부는 더 나아가 이를 '국군역사기념관'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 군의 뿌리임을 알리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종찬/광복회장]
"독립전쟁한 그 기록들을 다 하자. 의병·독립군·광복군‥역사적으로 그렇게 자꾸 이어가야 우리가 전통이 있는 군대가 되는 것 아닙니까."
공사비 3백억 원을 들여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문을 열고, 자료 전시는 물론 증강현실 체험과 역사 교육에 활용한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7월 작성한 국군역사기념관 설립타당성 평가 보고서.
"국방부가 비교적 충실하게 준비했다"면서도 "국립박물관 위상에 부합하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념관 건립이 "부적정"하다고 결론냈습니다.
문체부는 "계획 보완"과 "추진사항의 지속적 점검"을 요구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국방부는 이후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종찬/광복회장]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하면 바로 돼요. 장관 자신이 국군의 저기 시초가 국방경비대라고 보니까 독립전쟁과는 상관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제 소극적이고‥"
육사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과 독립영웅실을 5년 만에 철거하기로 한 데 이어, 국방부도 뚜렷한 기준 없이 역사 인식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신원식/국방부장관 (2019년 8월)]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습니까? 국민들이?"
군의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던 국방부는 "현재로선 국군역사기념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강재훈 /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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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덕영
[단독] '홍범도 지우기' 이어 국군역사기념관도 백지화
[단독] '홍범도 지우기' 이어 국군역사기념관도 백지화
입력
2023-10-27 20:10
|
수정 2023-10-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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