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배달로 음식을 시켜먹는 일이 늘면서, 서울에서만 매달 5천만 개가 넘는 일회 용기가 쓰고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씻어서 다시 쓸 수 있는 '다회용기'를 도입했는데요.
시행이 된 지 3년 차, 과연 효과가 있었을지, 기후환경팀 류현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점심 시간이 되자 속속 배달 주문이 들어옵니다.
주문 내용을 보니, 수저와 포크를 빼달라는 요청 옆에 '다회용기 사용' 문구가 보입니다.
주문에 따라 조리한 음식은 일회용기 대신 깔끔한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아 배달합니다.
이렇게 다회용기를 쓰면 우선 고객은 쓰레기 처리 부담이 없습니다.
[김세용/다회용기 이용 고객]
"일회용기보다 뒤처리도 편하고 오히려 이게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다회용기 업체가 수거, 세척해 돌려주는데다 지자체 보조금도 지원돼 별로 부담이 없습니다.
[김민정/음식점 업주]
"(비용 면에서) 일회용기랑 별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이 때문에 시행 2년 만에 참여한 지자체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18개 지자체로 늘었고 음식점 수도 1천 곳을 넘었습니다.
올해부터 음식점에 주문 1건 당 1천 원씩 지원금을 주는 서울시에선 1년 만에 참여가 2배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서울의 음식점 13만 곳 가운데 다회용기를 쓰는 곳은 1천290 곳뿐, 전체 1%에도 못 미칩니다.
음식점 한 곳당 다회용기 주문도 한 달 평균 겨우 7건 밖에 안됩니다.
가장 큰 걸림돌로 음식점 업주들은, 위생상 이유로 "소비자가 원치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일회용기보다 비싸다"는 이유를 꼽았습니다.
실제로 보조금을 받는 것보다 값싼 일회용기를 쓰는 게 음식점엔 이득이 됩니다.
[백선웅/다회용기 전문업체 임원]
"아예 저렴한 일회용기를 쓰시는 분(음식점)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다회용기를 쓰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또 국이나 양념을 담는 작은 그릇일수록 다회용기가 더 비싼 것도 부담입니다.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주문도 여전히 불편합니다.
배달 플랫폼업체가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허승은/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
"'다회용기 써야지' 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고요. 음식을 먼저 선택하고 거기서 이제 비교를 해서 이제 주문을 하잖아요. (음식점 리스트에서) 다회용기 서비스가 가능한지가 눈에 보여야 (합니다.)"
한 달에 쓰고 버리는 일회용 배달 용기는 서울에서만 5천400만 개.
일회용기 규제도 필요하지만 다회용기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다양한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임지환 / 영상편집 :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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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한 달에 7건뿐" 다회용기 음식 배달 왜 늘지 않나
"한 달에 7건뿐" 다회용기 음식 배달 왜 늘지 않나
입력
2023-10-27 20:24
|
수정 2023-10-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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