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틀 전 정부가 돌연 일회용품 규제를 사실상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카페나 식당을 중심으로 환영의 목소리도 있지만 종이빨대처럼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이제 곧 망하게 생겼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서는 환경부의 정책이 일관성 없다며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에서 열린 한 카페산업 전시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종이빨대를 전시한 한 부스는 한산합니다.
[종이빨대 업체 대표]
"지나가면서 종이빨대 저거를 왜 전시해 플라스틱 빨대 쓰면 되는데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예상도 못했던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완화.
단 이틀만에 종이빨대 약 400만개 계약이 취소됐고, 피해액만 1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종이빨대 업체 대표]
"이번 주까지만 직원들한테 있기로 하고 사무실 한 명 빼고는 다 지금 실업급여를 준다든지 방법을 찾아서."
소상공인 부담을 덜겠다며 발표한 규제 완화로 또 다른 소상공인 친환경제품 생산 업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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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이번 규제 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임이자/국민의힘 의원]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으셨던 분들에 대한 지원책은 반드시 마련돼야 되는 것이고요. 어느 정부에 의해서 정책이 해졌든 간에 반드시 신뢰의 원칙이 있는 거예요."
[이은주/정의당 의원]
"실제 플라스틱 금지하겠다, 정부가 발표했고요. 친환경 제품 생산해라, 빚내서 공장 돌렸어요. 환경부 발표 보고 하루아침에 날벼락 맞은 거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혼선을 인정하면서도 규제를 없앤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화진/환경부 장관]
"혼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한화진/환경부 장관]
"<일회용품 사용 규제 백지화 하는 겁니까> 감량 정책은 계속되고요 규제는 계속됩니다."
환경부는 어젯밤 해명자료를 내고 정책 후퇴가 아니라 합리화라고 설명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를 두고는 "고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요청하는 경우에만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비판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사회에서 플라스틱 감축을 선도하겠다는 한국 정부가 국내에서는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혜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국제사회에서) 겉으로는 선도적으로 플라스틱 협약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생산 단계에서 감축은커녕 일회용 컵 보증금제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제도를 철회하는 등 (역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일회용품 사용제한과 폐기물 저감.
오락가락 일회용품 규제에 국정과제 추진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이원석 / 영상편집 :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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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집중취재M] 오락가락 일회용품 규제에 친환경제품 기업 '날벼락'‥여·야 모두 질타
[집중취재M] 오락가락 일회용품 규제에 친환경제품 기업 '날벼락'‥여·야 모두 질타
입력
2023-11-09 20:26
|
수정 2023-11-0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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