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노선 축소되고 터미널 문 닫고"‥지방소멸 현실화

◀ 앵커 ▶

농촌 지역에서는 시외 고속버스가 다른 지역으로 가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데요.

승객이 줄면서 업체들은 노선을 축소하고 있고, 버스터미널 역시 운영난에 문을 닫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방 소멸'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기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평창 시외버스터미널.

승객들의 주 목적지는 바로 병원입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다보니, 버스를 타고 도시지역 병원을 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범순/시외버스 기사]
"아침 일찍 갔다가 원주나 서울을 일찍 갔다가 오후 되면 다시 또 이렇게 (귀가하십니다.)"

예전에는 하루 4, 50대가 정차했지만, 지금은 서울과 원주, 정선을 오가는 버스 15대가 전부입니다.

버스업체들이 경영난에 수익이 적은 노선부터 운행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행하는 버스가 줄어들다보니 터미널 운영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평창터미널 사업자는 최근 경영난으로 터미널을 유지할 수가 없다며, 운영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터미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는데, 결국 평창군이 매입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인구 4만의 자체 예산으로 부담이 크지만 터미널 폐쇄가 지역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지자체가 이렇게 운영을 이어가는 경우는 다행입니다.

원주와 성남 등 제법 규모가 있는 터미널들을 포함해 2017년 이후 경영악화로 아예 문을 닫은 터미널이 전국적으로 23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경영난에 버스업체는 벽지노선 운행을 줄이고, 터미널까지 폐쇄 위기에 처하면서, 결과적으로 농촌지역의 인구소멸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

시외·고속버스도 대중교통으로서의 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봉기/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부장]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우등 고속버스 부가가치세 면제, 정부 보조금 지원 등 국가의 재정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국회에서도 입법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송기헌/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중앙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서 지역의 거점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될 필요가…"

시외 고속버스 운행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농촌지역의 인구소멸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기만 입니다.

영상취재: 박영현 /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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