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저녁 경기도 양주에서 장애가 있는 7,80대 자매가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이었지만, 요양보호사의 방문이나 점검 등을 여러 차례 거부해 왔다고 하는데요.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불편했던 70대 동생은 끝내 숨졌고, 시각 장애인인 80대 언니는 탈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양주의 한 다세대주택.
어제저녁 7시 15분쯤 "이곳에 사는 노인 자매와 사흘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요양보호사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 쓰러져있던 70대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뇌병변 장애로 거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결국 숨졌고, 탈진한 상태로 발견된 80대 시각장애인 언니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 (음성변조)]
"'할머니 두 분이 사시는데 연락이 안돼서 문 개방해달라' (신고가 들어왔고) 쓰러진 상태로 있으셔서 병원 두 분 다 이송해드렸어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이들은 5년 전까지 인근 요양원에서 생활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 온 뒤엔 집을 나서지 않은 채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했습니다.
[이웃 주민 (음성변조)]
"집이 이제 막 바퀴벌레가 바글바글하잖아요 말도 못해요. 몇 년동안 밖에 가는 걸 아예 전혀 못 봤어."
특히 숨진 동생은 2017년 이후 장애 진단마저 거부해 복지 서비스의 기준이 되는 장애 등급도 박탈됐지만, 요양 시설로 옮기는 게 좋겠다는 복지사의 권유에는 고개를 가로젓기 일쑤였습니다.
[면사무소 관계자 (음성변조)]
"요양원에 가시거나 요양병원에 모시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거부를 한 거거든요. 본인들이 거부하시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구요…"
결국 동생이 먼저 숨지자, 앞을 보지 못하는 언니 역시 끼니를 챙기지 못해 탈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강제적으로 분리하거나 거주를 옮기게 하거나 이렇게 할 수 있는 뭐가 사실은 법적으로는 어려워요. 법적인 사각지대고…"
지난 3월에도 보호사의 방문을 거부하던 뇌병변 장애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최근 잇따른 고독사로 관련 대책이 쏟아지면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복지 서비스를 거부해 생기는 빈틈은 여전합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 남성현 / 영상편집 :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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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정우
[단독] 또 숨진 채 발견된 70대 장애인‥'자발적 고립'의 사각지대
[단독] 또 숨진 채 발견된 70대 장애인‥'자발적 고립'의 사각지대
입력
2023-11-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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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11-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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