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동남아 유흥가에서 한국인 중년 남성들이 단체로 유흥주점을 찾아 여성 종업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현지에서 포착됐습니다.
이들이 타고 온 버스에는 경기도 한 지역 축산농협의 팻말이 내걸려 있었는데요.
공식 연수 중이었다고 합니다.
송정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태국의 유명 휴양 도시인 파타야.
주차장에 들어선 관광버스 두 대에서 한국인 중년 남성들이 줄지어 내립니다.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은 시각, 이들이 향한 곳은 유흥주점.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술집 복도엔 짧은 치마 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도열해 있습니다.
몇 시간 뒤, 날이 어두워지자 술집을 나온 일부 남성들은 타고 왔던 버스가 아닌 다른 승합차에 올라탑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들이 내린 곳은 숙박업소로 보이는 인근의 한 건물.
저마다 짝을 지은 여성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외국 유흥가를 단체로 드나들었던 이들, MBC 취재 결과 경기도 한 지역의 축협 조합원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렸던 관광버스 앞유리창에는 모 '축산농협'이란 안내 표지가 선명합니다.
'2호차', '3호차'라 적힌 걸 보면, 단체로 해외 나들이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대의원과 직원 등 120명이 3박5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진행하던 중이었습니다.
참가자 일부가 연수 버스를 이용해 유흥주점을 찾았다가 목격된 겁니다.
[해당 축협 관계자 (음성 변조)]
"공식 일정 이후에는 크게 저희가 제재하지는 않아요. 대신 이제 '이런 걸 좀 지켜주십시오' 하고 당부를 하죠."
해당 지역 축협 측은 "당일 공식 일정을 마친 일부 참가자들의 일탈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술집에 간 날의 일정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황금 절벽 관광'과 '코끼리 트레킹' '열대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관람 등에 '전통마사지'까지, 어지간한 패키지 여행 코스나 다름 없습니다.
다른 날짜의 일정도 보여달라고 했지만, 축협 측은 거부했습니다.
해외연수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되며, 지역 축협 예산 1억여 원이 들어갔습니다.
해외 축산현장이나 전통시장 등을 방문하는 '상반기 운영 공개회의'란 명목이지만, 올핸 그런 곳에 안 갔다고 합니다.
[해당 축협 관계자 (음성 변조)]
"(축산 현장 방문은) 전염병 문제가 좀 있어서 일정 계획에는 있었는데, 진행을 못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 혹시 뭐 시장 방문이라든가 이런 건 있었을까요?>
"그냥 이렇게 지나가다가 이렇게 본 건 있는데.."
해당 축협은 유흥주점 방문에 연수 비용이 쓰이지는 않은 만큼, 진상 조사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지호/영상편집: 권나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송정훈
[단독] 태국서 단체로 유흥주점 찾은 축협 대의원들‥"해외연수 중 일탈"
[단독] 태국서 단체로 유흥주점 찾은 축협 대의원들‥"해외연수 중 일탈"
입력
2023-11-16 20:01
|
수정 2023-11-16 20:1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