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도 동해안의 대표 어종이죠?
오징어의 어획량이 1년 사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수온 상승과 무리한 조업의 영향이 누적되면서, 오징어 구경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이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오징어 조업을 마친 채낚기 어선이 하나둘 들어옵니다.
77톤 짜리 배에 올라가보니 전체 수조 가운데 3분의 2가 텅 비었습니다.
수조 안에 성인 팔뚝만한 오징어가 일부 보이기는 하지만, 매우 드뭅니다.
이 어선이 울릉도 주변 해역에 나가 나흘 동안 잡은 오징어는 고작 8백 마리입니다.
[엄기범/오징어 조업 선원]
"보다시피 거의 없죠. 고갈 상태입니다. 그리고 바다가 멀어서 기름 경비도 (안 돼요.)"
또 다른 39톤 짜리 어선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흘 동안 잡은 오징어가 1,200마리뿐입니다.
[조영길/오징어 조업 선원]
"생산고가 (연간)한 4~5억 올라가야 돼요. 근데 지금 1억 5천, 많이 잡은 배가 2억이니까 반도 못 잡은 거죠. 그래서 많이 어려워요."
강원 동해안은 이런 조형물이 세워질 정도로 오징어가 대표 어종인데요. 올해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입니다.
지난 14일까지 누적 어획량은 1,286톤.
20년 전 연간 어획량의 17분의 1에 불과합니다.
최근 감소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수온 변화 때문입니다.
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여름철 동해의 표층 평균 수온은 올해의 경우 25.8도.
1년 전보다 2.3도나 높고, 평년과 비교해도 2.1도나 높습니다.
여기에다 북한 해역에서 활동하는 중국 어선의 영향도 큽니다.
오징어가 계절에 따라 북상하거나 남하하는 길목에서 오징어를 대량으로 포획하기 때문입니다.
[이선길/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
"2004년부터 중국 어선이 북한 수역에 입어해서 남하하는 오징어를 무분별하게 (잡았습니다.)"
일부 무리한 조업에다, 기후 변화까지 겹치며 오징어가 동해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 이준호 /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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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호
동해 오징어 어획량 '반토막'‥기후변화 탓?
동해 오징어 어획량 '반토막'‥기후변화 탓?
입력
2023-11-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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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11-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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