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저희는 뉴스 첫머리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뉴스데스크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는 고지문을 방송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셨을 텐데요.
작년 12월 뉴스데스크가 정부가 노동조합의 회계를 직접 관리감독하는 건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 게 문제라는 겁니다.
과연 심의가 타당한가, 그렇다면 같은 취지로 보도했던 수많은 다른 언론사들에겐 왜 아무 조치가 없는가, 편파적인 표적심의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2월 18일, 노조 재정 투명성을 감독하겠다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이 전해졌습니다.
[박정하/국민의힘 수석대변인 (2022년 12월 18일)]
"'그간 노조의 재정 운영에 있어서의 투명성 등 국민들이 알아야 될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과단성 있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거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날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부가 노동조합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관리 감독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SBS도 "현행법으로는 정부의 직접 관여가 불가능해 노동조합법 등을 개정해야 된다"고 보도했고, 연합뉴스도 "정부가 노조의 재정 운영 투명성을 관리 감독할 근거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 뉴시스 등도 정부 여당의 노조 재정운용 공격을 우려하면서, 어떤 법규를 근거로 할 수 있는지 논란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용우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언론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다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라고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법률상의 근거가 없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고요."
다수 언론의 비판이 제기되자, 결국 정부는 회계서류 비치와 보존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노조가 '자율점검'하라고 했습니다.
자율점검 결과를 보고할 때, 회계서류 표지와 내지 1장씩만 제출하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정부는 지난 6월 노조법 시행령 등을 개정한 뒤, 지난달부터 노조 회계공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정부가 노조 회계를 감독할 최소한의 근거가 생긴 겁니다.
[윤애림/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정부가 이러한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서 회계공시를 통해서 세액 공제를 하는 방식으로 바꾼 거라고 볼 수도 있죠. 그런 지적들을 의식을 해서..."
그런데 정부의 법적 근거 부족을 지적했던 MBC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주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당시 불명확한 정부 방침을 기정사실화했고, 정부가 법적인 근거 없이 노조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조사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시청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이유입니다.
거의 같은 내용을 보도했던 SBS 등 다른 언론에는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방심위 의결과 방통위 결정에 따라, MBC는 오늘 뉴스데스크 시작에 '주의' 결정 고지문을 방송했습니다.
MBC는 방심위 의결이 편파적이고 표적 심의라는 판단에 따라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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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노조회계 감시 법적 근거 없다' MBC만 콕집어 "주의"
'노조회계 감시 법적 근거 없다' MBC만 콕집어 "주의"
입력
2023-11-22 20:16
|
수정 2023-11-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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