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금요일 국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의 또 다른 문제는 복구가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복구 시스템 역시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행정전산망이 마비되자, 정부는 공무원과 민간 IT 업체 직원 등 복구 인력 100여 명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장애는 곧바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18일)]
"내일까지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월요일에는 국민들께서 사용하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
행정전산망의 백업을 위한 데이터가 서버가 아니라, 단순 저장장치인 '스토리지'에 담겨 있었던 겁니다.
서버 방식은 재해복구시스템, DR이라고 불립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별도의 서버에 동기화하다가 장애가 발생하면 이 백업 데이터를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복구시키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서버가 아니라 '스토리지'에만 백업을 하면 사람이 직접 백업 데이터를 현재 전산망에 옮겨가며 복구를 해야해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립니다.
[김형중 석좌교수/호서대 디지털기술경영학과 (전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장)]
"화재가 발생하면 스프링클러가 바로 터져야 되는데, 창고에서 가져와서 작동을 시키려고 하니까 시간이 지연이 되는 거죠. 설계가 좀 미흡했던 것이고요."
MBC가 주민등록, 현금영수증 등 정부 전산서비스 1천 4백여 개를 확인해보니, 이 서버 방식의 재해복구시스템이 구축된 건 5%에 불과했습니다.
서버 방식이 스토리지 방식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미 지난 1월 행정안전부는 '재해복구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며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검찰 등 수십 곳의 국가기관에 예산을 적극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정태호/더불어민주당 의원]
"복구 시스템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 각 기관에다가 지침까지 내렸는데, 전혀 정부의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것이지요."
행정안전부는 "정부의 안정성을 위해, 향후 예산을 확보해서 복구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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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단독] 초유의 행정전산망 마비‥작동하지 않은 '재해복구시스템'
[단독] 초유의 행정전산망 마비‥작동하지 않은 '재해복구시스템'
입력
2023-11-23 20:05
|
수정 2024-01-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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