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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류장 돌진해 여고생 숨지게 한 운전자‥1시간 전부터 '비틀비틀'

[단독] 정류장 돌진해 여고생 숨지게 한 운전자‥1시간 전부터 '비틀비틀'
입력 2023-11-23 20:10 | 수정 2023-11-2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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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여고생이 갑자기 돌진한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최근 있었습니다.

    일흔여덟 살의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해왔는데요.

    MBC 취재 결과, 이 운전자는 사고를 내기 1시간 전부터 중앙선을 넘나드는 '이상 운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일로 신고가 들어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라서 그대로 다시 운전대를 잡았고 문제의 사고를 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흰색 승용차 한 대가 중앙선을 가로질러 인도로 돌진합니다.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차량은 이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은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손홍기/사고 목격자]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보고 내려와야 되는 구간이죠. 근데 완전히 날아가 버렸죠. 버스정류장 파손돼 있고…"

    78살 남성인 가해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1시간 전, 사고지점과 24km 떨어진 남해 고속도로에서 가해차량이 차선을 물거나 왔다갔다하며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속도를 줄이며 차선을 침범하자 놀란 뒷차가 경적을 울리기도 합니다.

    [운전자]
    "지금도 계속 옆으로 갔다가 중간 차선으로 갔다가 계속, 깜짝 놀라서…"

    사고가 우려되자 뒷차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한 뒤 계속 따라갔습니다.

    [운전자/경찰 신고 중]
    "거의 100% 음주 같네요. 제가 앞에 가서 좀 막아야 될까요?"

    출동한 경찰은 차량을 세우고 음주측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음주가 아니어서 주의만 주고 운전자를 보냈습니다.

    교통법상 고령의 운전자가 비틀거리는 등의 이상 운전을 하더라도 음주나 마약 정황이 없다면 경찰이 운전을 중단시킬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운전자는 1시간 뒤 중앙선을 넘어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했습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자 내리막길에 속력을 줄이려다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뒤 당황해 운전대를 꺾지 못했다고 진술을 바꿨습니다.

    78살인 고령의 운전자는 질환이나 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인지능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진 것을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사실은 본인 인지 능력이 부족한 거죠. 브레이크를 잡고 좌회전해서 돌아가야 되는데 안전운전 의무를 잘못한 거죠."

    경찰은 사고에 앞서 운전자가 이상 운전을 한 경위와 현재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다음 주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상배 (광주) / 영상제공 : 김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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