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동원군 가해자 감형‥유족 "더 고통스럽다"

◀ 앵커 ▶

작년 이맘때쯤 9살 이동원 군이 학교 앞 스쿨존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모는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 운전자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는데, 오늘 2심 법원은 법리적인 이유를 들어 징역 5년으로 형을 줄여줬습니다.

숨진 이 군의 아버지는 "믿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SUV차량이 9살 이동원 군을 그대로 치고 지나갔습니다.

평소처럼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이군은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가해 운전자의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0.128%,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상태였습니다.

[가해 운전자 (지난해 12월)]
(사고 당시 무언가 친 것을 인지하셨습니까?)
"‥"

사고 직후 곧바로 이군을 살피지 않은 채 인근에 차를 주차하고 온 사실도 드러나면서 검찰은 뺑소니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9초만에 왔다"며, 뺑소니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량은 7년에서 5년으로 줄여줬습니다.

1심은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했을 때 처벌하는 죄와,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때 처벌하는 죄를 각각 적용해 가중했는데 2심은 "한 번의 교통사고인 만큼 둘 중 더 형이 무거운 죄를 골라 하나만 적용해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운전자가 유족을 위해 5억원을 공탁한 점에 대해선 매우 제한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돈을 받을 의사가 없는데 공탁했다고 형을 줄여주는 것에 논란이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동원 군의 아버지는 숨진 아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사고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해왔습니다.

선고를 지켜본 뒤 울음을 삼키며 "더 고통스럽다"고 했습니다.

[고 이동원 군 아버지]
"가혹하다는 걸 보여줘서 뭔가 사회가 바뀌기를 저는 바랐는데, 지금 이 판결은 오히려 역행되는 것 같아요."

검찰은 유가족의 의견을 들어 상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정인학/영상편집: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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