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 제조업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외국인 노동자들, 꿈을 안고 취업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습니다.
한글을 꽤 오래 배우고 왔어도 현장 소음이 워낙 큰 데다 어려운 전문용어까지 섞여있어 소통의 장벽은 높기만 했는데요.
이들을 위한 특별한 '훈민정음'을 만드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위동원 영상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쇳물이 용접봉 끝에 맺히게 되겠죠."
"매 순간순간 지나가면서 나타난 흔적을 뭐라고 해요?"
"비드 파형."
"'비드 파형'이 좁혀져야 돼."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
아시아 각지에서 모인 외국인 학생들에겐 쉽지 않은 내용 같은데요.
[빌로리디/우즈베키스탄 용접 실습생]
"우즈베키스탄에서 왔습니다. (일상 용어와) 완전 달라요. 왜냐하면 우리는 외국인이라서 현장 같은 거 기계 같은 거 다 모르잖아요."
[뭉흐/몽골 용접 실습생]
"처음에는 단어를 잘 몰라서 수업 내용을 이해를 못 했어요."
"작업하실 때 '클램프' 양쪽에 체결하고... 참 잘했어요."
"네."
베트남에서 온 반하이 씨.
조선소 근무 9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현장 용어'에 적응했다고 합니다.
[반하이/조선소 베트남 근로자]
"처음에 조선 용어들을 몰랐습니다. 많이 어려웠습니다."
[이양국/직장/조선소 인재개발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소통하는 게 굉장히 부족해서 특히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가 있어서..."
'조선소 훈민정음'라고 불리는 '용접 한국어' 교재가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볼트를 스패너로 조여요."
"조이세요. 말해요."
"이거 와이어 어때요?"
"짧아요."
[정진희/연구원/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졸업생들이 처음에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해서 제대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손혜진/소장/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할 때 필요한 한국어 교재를 만들어야겠다."
"전압이 어때요?" "약해요." "용접 부위가?"
"깨끗해요."
[정진희/연구원/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조선소 가서 저희가 취재도 하고, 교수님들께도 자문도 좀 구하고..."
최근에는 '용접 한국어'에 이어 '도장 한국어', 그리고 '자동차 한국어'까지 집필 중이라고 합니다.
"마스터 실린더라고 해서 마스터라는 말은 '주'라는 뜻이거든. 주 실린더."
[손혜진/소장/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이 사람들도 사회의 구성원의 하나로서 조금 더 잘 적응하고 한국 사회에서 잘 살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상취재·구성: 위동원/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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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위동원
[현장36.5] '조선소 훈민정음'‥언어장벽 허물기
[현장36.5] '조선소 훈민정음'‥언어장벽 허물기
입력
2023-11-26 20:20
|
수정 2023-11-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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