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위동원

[현장36.5] '조선소 훈민정음'‥언어장벽 허물기

[현장36.5] '조선소 훈민정음'‥언어장벽 허물기
입력 2023-11-26 20:20 | 수정 2023-11-26 20:21
재생목록
    ◀ 앵커 ▶

    우리 제조업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외국인 노동자들, 꿈을 안고 취업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습니다.

    한글을 꽤 오래 배우고 왔어도 현장 소음이 워낙 큰 데다 어려운 전문용어까지 섞여있어 소통의 장벽은 높기만 했는데요.

    이들을 위한 특별한 '훈민정음'을 만드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위동원 영상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쇳물이 용접봉 끝에 맺히게 되겠죠."
    "매 순간순간 지나가면서 나타난 흔적을 뭐라고 해요?"
    "비드 파형."
    "'비드 파형'이 좁혀져야 돼."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

    아시아 각지에서 모인 외국인 학생들에겐 쉽지 않은 내용 같은데요.

    [빌로리디/우즈베키스탄 용접 실습생]
    "우즈베키스탄에서 왔습니다. (일상 용어와) 완전 달라요. 왜냐하면 우리는 외국인이라서 현장 같은 거 기계 같은 거 다 모르잖아요."

    [뭉흐/몽골 용접 실습생]
    "처음에는 단어를 잘 몰라서 수업 내용을 이해를 못 했어요."

    "작업하실 때 '클램프' 양쪽에 체결하고... 참 잘했어요."
    "네."

    베트남에서 온 반하이 씨.

    조선소 근무 9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현장 용어'에 적응했다고 합니다.

    [반하이/조선소 베트남 근로자]
    "처음에 조선 용어들을 몰랐습니다. 많이 어려웠습니다."

    [이양국/직장/조선소 인재개발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소통하는 게 굉장히 부족해서 특히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가 있어서..."

    '조선소 훈민정음'라고 불리는 '용접 한국어' 교재가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볼트를 스패너로 조여요."
    "조이세요. 말해요."
    "이거 와이어 어때요?"
    "짧아요."

    [정진희/연구원/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졸업생들이 처음에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해서 제대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손혜진/소장/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할 때 필요한 한국어 교재를 만들어야겠다."

    "전압이 어때요?" "약해요." "용접 부위가?"
    "깨끗해요."

    [정진희/연구원/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조선소 가서 저희가 취재도 하고, 교수님들께도 자문도 좀 구하고..."

    최근에는 '용접 한국어'에 이어 '도장 한국어', 그리고 '자동차 한국어'까지 집필 중이라고 합니다.

    "마스터 실린더라고 해서 마스터라는 말은 '주'라는 뜻이거든. 주 실린더."

    [손혜진/소장/특수목적 한국어 연구소]
    “이 사람들도 사회의 구성원의 하나로서 조금 더 잘 적응하고 한국 사회에서 잘 살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상취재·구성: 위동원/영상편집: 김민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