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여름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낙동강 녹조의 독소 물질이 공기에서도 검출이 됐다면서 지난주 한 환경단체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곧바로 올해 낙동강 조사에서 독소가 검출된 바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그런데 환경부가 반박의 근거로 삼았던 올해 낙동강 조사가 실제로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낙동강 중·하류 지점에 있는 경남 창원의 한 수변 생태공원입니다.
주변에 취수장과 양수장,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있습니다.
환경단체와 대학연구진이 지난 8월과 9월 조사에서 녹조 독소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공기 중에서 검출됐다는 결과를 지난주 화요일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선 호흡기를 통한 마이크로시스틴 흡입이 질병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이승준/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호흡기 질환을 더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고요. 특히 기관지나 폐의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환경부는 다음 날 반박자료를 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결과, 지난해와 올해 낙동강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된 바가 없다는 겁니다.
환경부 설명에 따라 '낙동강 공기 중 조류독소 불검출'이라는 기사가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조사를 했다던 국립환경과학원은 정반대 이야기를 합니다.
올해 낙동강 조사 자체가 아예 없었다는 겁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음성변조)]
"올해는 저희가 낙동강은 안 했고요. 장마에다가 폭우가 내리고 그래서 녹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에어로졸은 안 했고요."
환경과학원은 환경부에 관련 조사 자료를 제출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곽상수/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환경부는 '바로 아니다'라고, '우리 조사했는데 없다'라고 했지만 (올해 낙동강) 조사한 적도 없는 거죠. 그 정도로 이제 정부를 믿을 수 있나…"
왜 하지 않은 조사를 했다고 자료를 냈는지 물어보자, 환경부 담당자는 "보도자료 문장을 축약하다 보니 해당 사실을 간과했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보도자료 정보를 수정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손원락 (경남)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서창우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독소 없다던 환경부‥올해 낙동강 조사도 안 했다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독소 없다던 환경부‥올해 낙동강 조사도 안 했다
입력
2023-11-30 20:42
|
수정 2023-11-30 20:43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