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겨울이 다가오면서 바다도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바다를 좋아하는 한류성어종이 우리 연안에서 줄어들기 시작한 지 오래됐죠.
대신에 아열대성 해양생물은 늘고 있습니다.
해양생물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연안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국립생물자원관 어류조사팀이 강원도 고성 앞 바다로 들어갑니다.
얕은 바다에 작은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칩니다.
겨울철 동해 연안의 주인공, 도루묵입니다.
온도가 비교적 낮은 해류에 적응해 사는 한류성어종으로 이맘때 동해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나타나 겨울이 깊어지면서 점점 남하합니다.
갯바위 여기저기에는 도루묵 알도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겨울 문턱 고성 앞바다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생선들도 보입니다.
바닷속 바위에서 발견된 어린 용치놀래기와 자리돔으로 난류성어종입니다.
[김병직 /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연구관]
"(난류성 어종이) 아직 13도 수온에 버티고 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난류성 한류성 어종이) 우리나라 북쪽 바다에 같이 섞여 산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울릉도 앞 바닷속.
파란빛이 선명한 열대어종 파랑돔 무리가 포착됐습니다.
울릉도 일부 지점에서 몇년 새 관찰된 개체수가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연무자리돔, 큰점촉수, 자바리처럼 제주에서 주로 보이던 어류들도 이번 가을 울릉도에서 대거 관찰됐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조사에서 확인된 울릉도 어종 131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성이었습니다.
[김병직 /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연구관]
"해수온이 올라가고 또 동해의 환경이 변해 가면서 따뜻한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지 않는가 (라고 생각됩니다.)"
전남 여수에서 약 3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남해 한 가운데 있는 바위 소간여.
국립공원공단 잠수사들이 수중조사를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바위 아래쪽에 낯선 생물이 쉬고 있습니다.
넓은띠큰바다뱀입니다.
아열대 해양생물인데 2015년 제주에서 처음 확인된 이래 남해에서 꾸준히 관찰되고 있습니다.
[최인영 / 국립공원공단 해양연구센터장]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점점 확대돼가고 있는 국내 바다뱀 기초 연구에 (영상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후변화로 바다 온도가 올라가는 만큼 해양생물의 서식 분포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변화 속도가 빠르면 문제가 됩니다.
어민들은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진 것처럼 도루묵도 무서운 속도로 줄고 있다고 걱정합니다.
[김명길 / 강원도 고성군 문암2리 어촌계장]
"10월 말, 11월 초순부터 한 중순 정도 되면 피크지 피크. 지금 한창 피크 때여야 돼. 전혀 지금 잡히지를 않아요. 심각해요 심각해."
파란선문어와 같은 맹독성 해양생물의 잦은 출현도 걱정거리입니다.
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면밀한 관찰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한지은/영상편집 : 송지원
영상제공 : 국립생물자원관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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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욱
[지구한바퀴] 도루묵 대신 난류성어종‥빠르게 변하는 해양생물 분포도
[지구한바퀴] 도루묵 대신 난류성어종‥빠르게 변하는 해양생물 분포도
입력
2023-12-02 20:16
|
수정 2023-12-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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