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백승우 기자입니다.
'응급출동' 문구에 비상등까지.
119구급차와 닮은 듯 다른 이 차는 민간 구급차입니다.
병원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는 민간 구급대는 119구급대보다 중증 환자를 이송하는 비율이 높은데요.
열악한 환경과 부정적인 인식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민간 구급대가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살펴보기 위해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꽉 막힌 도로, 차들이 만들어준 틈 사이로 초록색 경광등을 켜고 달리던 구급차,
꼼짝 않는 화물차 한 대에 급히 속도를 줄입니다.
(경적 소리) "갓길로 나와주세요."
하지만 화물차는 끝내 비켜주지 않았습니다.
구급차를 향해 옆차선 차량이 창문 너머 손가락으로 욕설을 하기도 합니다.
모두 민간구급차가 환자를 옮기는 동안 경험한 일입니다.
지난 2018년 한 연예인이 행사장까지 빨리 가려고 민간 구급차를 탔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져 인식은 더 나빠졌습니다.
[민병수 / 택시기사]
"양보를 해주는데 어느 때는 한편으로 화가 나죠. 뉴스 나온 거 보면 자기 개인 볼일 보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민간구급차 운전사 신정우 씨도 이런 인식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신정우 / 민간구급차 운전대원]
"마시던 커피를 저희 차에 던진 상황도 있었어요. 응급환자니까 제가 내려서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실제 출동을 동행해봤습니다.
지난 5일, 자정을 갓 넘긴 시각.
출동 요청을 받은 신 씨가 응급구조사와 함께 충남 보령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태우고 길을 나섭니다.
목적지는 전북 익산의 대학 병원.
[신정우 / 민간구급차 운전 대원]
"저혈압 있으시고 호흡곤란도 있으시고. 1차 병원에서 처치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대학병원으로 지금 이송을‥"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주행 끝에 80여 km 거리를 40여 분 만에 주파했습니다.
교통 법규를 준수했으면 한 시간은 걸리는 거리입니다.
[이환용 / 민간 응급구조사]
"환자분한테는 그 10분이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이죠."
이처럼 현장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와 달리 민간구급대는 병원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옮깁니다.
1차 병원에 설비나 전문 의료진이 없어 2차, 3차 병원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중증환자 비율은 119구급대 (13.2%)보다 더 높고 (21.7%) 업무 강도도 구급대원 못지않습니다.
[신정우 / 민간구급차 운전 대원]
"예측이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밥을 제때 못 먹거나 잠을 제때 못 자는‥"
[오영민 / 민간 응급구조사]
"(환자가) 잘못되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는 그런 일만 할 뿐인데, 통틀어서 안 좋게 보시면 저희는 많이 억울하죠."
이들은 일부 일탈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응급환자 이송에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색안경을 벗고 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바로간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강종수/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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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백승우
[바로간다] '중증환자 이송 중인데' 길 막고 욕설까지‥민간 구급차의 '수난'
[바로간다] '중증환자 이송 중인데' 길 막고 욕설까지‥민간 구급차의 '수난'
입력
2023-12-08 20:09
|
수정 2023-12-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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