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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당하지 않도록"‥김용균 5주기 앞두고 추모 발걸음 이어져

"우리처럼 당하지 않도록"‥김용균 5주기 앞두고 추모 발걸음 이어져
입력 2023-12-09 20:08 | 수정 2023-12-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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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2018년 12월,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일하던 20대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숨졌습니다.

    김용균 씨 사망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는데요.

    5주기를 하루 앞두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24살 김용균 씨.

    옅은 미소를 띤 사진 앞에는 그가 좋아하던 치킨과 햄버거가 놓였습니다.

    엄마는 세상이 멈춘 것 같던 그날이 심장에 각인된 듯 잊히지 않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가슴이 텅 빈 것처럼 모든 것이 허무했어.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우리가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고주알미주알 서로 말 섞으며 행복했던 지난날이 몹시도 그리운데…"

    하청 노동자이던 용균 씨의 목숨을 앗아간 컨베이어 벨트에는 안전장치가 없었습니다.

    작업 현장에서는 2인 1조 근무수칙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틀 전 대법원은 원청 대표에게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고, 죄가 인정된 원하청 관계자들 누구에게도 실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김용균이다. 우리가 김용균이다"

    추모객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김용균 씨 영정 앞에 섰습니다.

    [김혜진/생명안전시민넷 활동가]
    "대법원은 진짜 사장에게 면죄부를 주고,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흐름…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이런 사회적 흐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5년을 보낸 엄마는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아들 앞에서 다시 다짐합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너를 못 지킨 부모라 좋은 결과로 사과하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우리처럼 누군가 당하지 않도록 죽음을 막는 것을 꼭 해내고 싶어."

    용균 씨를 기리고 추모하는 움직임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그의 죽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지만 전면 시행을 미루려는 정치권 움직임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권영국/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유예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중대재해를 줄이겠다던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이 말장난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막을 수 있었던 참사로 가족을 잃었다는 같은 아픔을 겪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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