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엄지원

석포제련소 '비소 중독' 하청노동자 사망‥중대재해법 위반 검토

석포제련소 '비소 중독' 하청노동자 사망‥중대재해법 위반 검토
입력 2023-12-10 20:05 | 수정 2023-12-10 20:09
재생목록
    ◀ 앵커 ▶

    여전히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경북 봉화의 대형 제련소 공장에서 설비교체 작업을 했던 하청노동자가 사흘 뒤 갑자기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시신에서 고농도의 비소가 검출돼 작업 중 유독가스에 장시간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경북 봉화의 석포제련소 공장입니다.

    나흘 전 이곳 제련소 제1공장에서 아연 슬러지를 담은 탱크의 모터를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 1명이 어제 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숨진 60대 하청노동자는 작업 다음날 새벽, 숨이 차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지만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사인은 1급 발암물질, 비소 중독이었습니다.

    몸에서 검출된 비소는 무려 2ppm.

    치사량 0.3ppm 기준, 6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함께 일했던 하청 직원 50대 노동자 1명과 작업 관리·감독을 하던 원청 소속 직원 2명도 마찬가지로 비소 중독으로 입원 중입니다.

    사고가 난 공장에선 아연을 황산으로 녹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작업자들이 비소 성분의 아르신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독성 액화 가스인 아르신은 비소가 산과 접촉할 때 형성되는데, 작업자들은 아르신 가스에 최대 7시간 가량 노출된 것으로 병원 측은 보고 있습니다.

    숨진 노동자는 42년 동안 석포제련소에서 일하다 퇴직 후 다시 하청업체에서 2년째 일하던 중이었습니다.

    [숨진 노동자 가족 (음성변조)]
    "연락을 받고 내려왔을 때는 이미 혼수상태‥저희 형이 집에서 가장이니까 갑작스럽게 이렇게 사고가 일어나니까 좀 황당하고 어이도 없고 그래요."

    회사 측은 "공정상 탱크에서 아르신 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작업자들의 안전보호장구 착용 여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유독가스 감지 장치 설치나 전신보호복 착용 등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 지 여부를 수사할 계획입니다.

    고용노동부도 제련소를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보고,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안동)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