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영화 한 편이 소환한 역사.
바로 44년 전의 오늘입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좌절되고 광주의 비극을 잉태했던 12.12 군사 반란.
안타깝고 억울하게 역사가 퇴행했던 그날 밤,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이 있었습니다.
반란군의 총탄에 숨진 김오랑 중령과 정선엽 병장,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반란군에 동원됐던 박윤관 상병.
젊디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던 세 명의 군인들을 오늘 대한민국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오늘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결국 "모두가 신군부의 피해자"로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 씨가 연기한 특전사령부 소속 김오랑 중령 35살이었던 김 중령은 반란군이 들이닥치자, 혼자 남아 권총으로 총격전을 벌이다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43년이나 흐른 지난해에서야 그 공로가 인정돼 순직이 아닌 '전사'로 인정받았습니다.
오늘 44주기 추모식에는 여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참석했습니다.
[김준철/김오랑중령기념회 사무총장]
"자기 본분을 지켜야 될 장소와 그 시간에 그 군인이 있었다는 것 때문에 그나마 많은 위안을 삼는다는 게…"
특전사 후배 등으로 꾸려진 김오랑 중령 기념회는 영화를 계기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김준철/김오랑중령기념회 사무총장]
"요구하는 바는 군 정신교육에 군인 정신으로 '김오랑 정신'이 수록되는 겁니다."
12.12 당시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에 숨진 정선엽 병장의 누나들도 현충원을 찾았습니다.
정 병장 묘소 참배를 마친 누나들은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다른 묘소 참배에 나섰습니다.
동생과 23살 동갑내기, 당시 수경사 33헌병대 소속 박윤관 상병의 묘소였습니다.
"<일동 묵념> ……."
정 병장과 달리 박 상병은 쿠데타 반란군에 동원됐고 오히려 진압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누나에게 이곳을 찾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정영임/ 고 정선엽 병장 작은 누나]
"이제 세월이 가니까 조금 조금 잊어지다가… 착잡하면서도 좀 마음이 좀 편안하네요."
또 어느 편에 섰건 결국 모두가 신군부의 피해자였지 않냐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전효석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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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구민
"모두가 신군부 피해자"‥반란군 박 상병 묘비 찾은 유족들
"모두가 신군부 피해자"‥반란군 박 상병 묘비 찾은 유족들
입력
2023-12-12 19:59
|
수정 2023-12-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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