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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세사기 브로커 알고도 방치‥지금도 사기행각

[단독] 전세사기 브로커 알고도 방치‥지금도 사기행각
입력 2023-12-14 20:17 | 수정 2023-12-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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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전세사기 브로커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전해 드렸는데요.

    사기 혐의로 붙잡혀서 처벌을 받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사기 일당에게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 이었습니다.

    정작 주범인 브로커들은 수사 기관의 조사 조차 제대로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거듭된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 상태가 된 40대 박 모 씨.

    고시원비 30만원이 없어 노숙생활까지 내몰리다, 인터넷에서 전세사기 브로커를 만나게 됐습니다.

    주택 소유자로 명의만 빌려주면, 한 채당 5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에 넘어갔고, 박씨는 졸지에 수도권에 빌라 4채를 가진 집주인이 됐습니다.

    [박 모 씨/명의상 빌라 4채 소유]
    "너무 힘들어서 그 50만 원 저한테 되게 큰 돈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하게 됐죠."

    모두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더 비싼 이른바 깡통주택들이었습니다.

    전세사기 브로커는 또 다른 대출사기 브로커를 소개해줬고, 이들은 박씨 명의의 집에 전세 세입자를 들이는 것처럼 가짜 계약서를 만들어 2건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은행에서 받은 1억여원의 대출금은 브로커와 가짜 세입자가 나눠갖고 박씨는 630만원의 수고료를 챙겼습니다.

    [박 모 씨/명의상 빌라 4채 소유]
    "야 진짜 이거 맞는 건가. 어떻게 계약을 두 번이나 하냐. (브로커들이) 계속 괜찮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하게 됐죠."

    범행이 드러나면서 박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박씨가 생활고에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 주범은 브로커들이었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브로커들은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작성한 수사보고서입니다.

    전화번호와 브로커 4명의 존재가 드러나 있는데도 "피의자들을 특정할 단서가 없어 이들에 대한 수사를 배제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손영현/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
    "조직적인 브로커 망에 대해서 수사를 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는데 사람이 특정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브로커들에 대한 수사는 중단시켜버렸더라고요."

    박씨에게 처음 깡통주택을 알선했던 브로커에게 직접 연락을 해봤습니다.

    박씨와 같은 처지의 깡통주택 집주인이라고 소개하자, 브로커는 곧바로 사기대출을 권합니다.

    [전세사기 브로커]
    "만기 다 됐어요? (예, 다 됐는데‥) 그러면 좀 써 먹죠. 다 빠져나갈 수가 있어요. 경찰은 증거가 없거든요."

    수사에 대비해 세입자와 거래를 했다가 취소한 것처럼 문자를 주고받고 계좌 이체 내역도 만들어놓으라며 상세한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전세사기 브로커]
    "어차피 신용불량자 될 거 쭉 해먹고 이게 많이 해먹으면 한 돈 1억도 생겨요. 집이 많을수록 목돈 5천에서 1억 챙겨가지고 가게 차리는 분도 있고‥"

    지금도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취재진이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자, 이 브로커는 더 황당한 사실까지 털어놨습니다.

    [전세사기 브로커]
    "광수대에서 한 번 전화 왔는데 그 건에 대해서는 통화하시더니 범죄에 그건 없으니까 딱히 조사 안 하더라고요."

    브로커들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경찰은 "사건 관할이 중간에 바뀌면서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천경찰청은 브로커들에 대한 수사를 즉시 재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이관호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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