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섰던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에서 재벌 총수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산을 방문할 때도 재계 총수들을 대거 동원해서 떡볶이를 먹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는데요.
일분일초가 바쁜 총수들을 대통령 행사에 들러리로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남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프랑스 파리의 한 고급 한식당.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나흘 앞둔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 전날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과 저녁식사를 한 곳입니다.
소주와 맥주가 곁들여진 만찬은 저녁 8시쯤 시작돼 2시간 넘게 이어진 걸로 알려졌습니다.
[파리 OO 한식당]
"자꾸 이런 것 물어보시고 하시는데 저희는 모든 것을 노코멘트하겠습니다."
당시는 현지에서 막판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고 대통령실이 강조하던 때였습니다.
[김은혜/홍보수석 (지난달 24일, 파리)]
"팀코리아와 함께 1분, 1초를 아끼지 않고 쏟아붓는 윤석열 대통령의 혼신의 대장정은 이 시각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재계 총수와 함께한 대통령의 일정 논란은 지난 6일 부산 방문 때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엑스포 유치가 좌절된 뒤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대거 동반해, 이미 세간에 화제가 된 떡볶이 먹는 장면도 이때 연출됐습니다.
한 손에는 접시, 다른 손에는 젓가락을 들고 최재원, 이재용, 조현준, 구광모, 김동관, 정기선 등이 윤 대통령 옆에 도열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 떡볶이 떡이 아주 쫀득쫀득한 게…"
[김동관/한화 그룹 부회장]
"너무 쫄깃한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런 떡볶이 떡이 잘 없는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악화된 부산 민심을 다독이고 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무마하는데 일분일초가 바쁜 재계 총수들을 동원한 거 아니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재벌 총수 병풍 세우기 논란에 대한 해당 기업들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파리에 동행했던 모 그룹 관계자는 "따로 입장 있을 수 있나. 다들 가는데 안 갈 수 없다"고 밝혔고, 다른 그룹 관계자들도 "입장을 밝힐 처지가 아니다", 경제가 힘든 시기 발맞춰 노력하는 거다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올해 해외 순방에 이재용 회장은 10차례 같이 갔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9차례,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각각 8차례 동행했습니다.
잦은 해외 순방과 이에 대한 효능 논란은 파리 술자리를 계기로 정치권 공방의 불을 당겼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대변인]
"1분, 1초를 아끼지 않고 쏟아붓는 혼신의 대장정이라고 국민을 우롱했습니까? 이러니 119 대 29라는 충격적인 외교 참사가 벌어지는 것 아닙니까?"
국민의힘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민주당이 사실 확인도 없이 무턱대고 국익을 위한 노력을 폄하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취재 : 이유경(파리) / 영상편집 :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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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남호
파리 술자리, 부산 떡볶이‥"재벌 총수 들러리 언제까지?"
파리 술자리, 부산 떡볶이‥"재벌 총수 들러리 언제까지?"
입력
2023-12-15 20:02
|
수정 2023-12-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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