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발표했지만‥오히려 커진 의혹

◀ 앵커 ▶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렇게 장문의 입장문을 내면서도 제기된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친인척과 지인들의 민원이 특정시기에 집중적으로 몰린 이유가 뭔지, 류 위원장은 이들이 민원을 낸 걸 알았는지, 그래서 혹시 사실상 본인의 민원을 본인이 심의한 건 아닌지, 많은 물음에 대해선 여전히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배주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류희림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민원인들에게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민원 내용이 유출돼 고통을 겪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은 결국 동생, 아들, 동서 등 본인의 친인척과 주변 사람들입니다.

정작 이들이 어떻게 민원을 무더기로 넣게 됐는지에 대해, 류 위원장은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의혹의 핵심은 류 위원장이 먼저 민원을 내라고 부탁했는지 여부입니다.

류 위원장과 관계된 사람 15명이 나흘 동안 낸 민원이 50건이나 되고, 이 중엔 오탈자까지 그대로 똑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류 위원장은 사실상 본인이 낸 민원을 본인이 심의한 셈이 됩니다.

친인척들의 민원이 접수될 때는 몰랐더라도 심의 전에는 알지 않았을까..이 역시 류 위원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창현/국민대 미디어전공 교수]
"방심위원장이 가족에게 특정 민원을 제기하도록 해서 심의를 했다면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이와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류 위원장은 당시 긴급 심의는 민원이 아니라, 위원장이 안건을 올리는 단독 부의권으로 시작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회의록을 보면 여권 추천 위원이 민원이 들어오는 즉시 긴급 심의를 하자는 의견을 냅니다.

류 위원장 친인척과 주변인들이 이미 민원을 쏟아내기 시작한 다음날이었습니다.

황성욱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원이 들어왔는지 직원에게 확인했고, 곧바로 긴급 안건으로 올리자고 결정했습니다.

절차상 위원장이 직권으로 부의하는 형식이었지만, 쏟아졌던 민원이 긴급 심의 안건으로 지정하는 근거가 됐던 겁니다.

[김유진/방송통신심의위원(지난 10월)]
"안팎에서 제기되는 우려, 비판, 반대 의견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고 가짜뉴스 심리 등을 밀어붙이는 상황입니다."

류 위원장은 김만배 녹취록을 인용보도한 MBC가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 이해 당사자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첫 보도에서 이해 당사자임을 밝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반드시 규명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보도하게 됐음을 알렸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편집 :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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