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0.29 참사 유가족들은 협의회를 꾸리기 위해 정부에 유가족 명단을 여러번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명단 자체가 없다고 말했었는데, MBC가 입수한 공문을 보니, 행안부는 명단 확보는 물론 공개해도 된다는 유권해석까지 받아놨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이후 줄곧 유가족 명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저희가 지금 그 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자기 말을 믿지 않는다고 나무라기까지 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2022년 11월 16일)]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행정안전부가 이미 희생자와 유가족 명단을 확보한 건 물론이고, 이걸 줘도 된다는 유권해석까지 받아 놓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2월 2일 행정안전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보낸 공문.
희생자 이름을 공개하고, 유가족 명단을 다른 유가족들에게 줘도 되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일주일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답이 왔습니다.
"유가족들의 동의를 받으면 공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행안부는 끝까지 유가족들에게 명단을 주지 않았습니다.
유가족들은 직접 수소문해 유가족협의회를 꾸려야 했습니다.
[이종철 / 유가족협의회 대표 (2022년 12월 10일)]
"같은 희생자 유족분들 연락처 확보하려고 여기저기 미친 듯이 돌아다녔습니다. 연락처 좀 주십시오. 지금 현재도 연락처를 주지 않고 있고요."
명단이 없다는 이상민 장관의 해명은 나중에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가 이미 참사 발생 일주일 만에 세 차례에 걸쳐 희생자와 유가족 명단, 연락처를 행정안전부에 준 게 확인됐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비서진 핑계를 댔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실무자들이, 제 비서진입니다만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권칠승 /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정부가 의도적으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의 만남을 회피하거나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유족 명단 공유에 대해 민변과 협의했다"고 해명했지만, 민변은 "지금까지도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MBC 뉴스 박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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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박윤수
유족 명단 '공개 가능' 묵살‥왜 뭉갰나
유족 명단 '공개 가능' 묵살‥왜 뭉갰나
입력
2023-01-12 06:44
|
수정 2023-01-1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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