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농어촌 중에서도 섬마을의 학교들은 더 이상 학생이 없어 문을 닫고 있습니다.
학교와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습니다.
이종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육지에서 배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경남 사천의 한 섬.
섬 중앙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대구산 영봉에서 정기를 받아‥"
올해 졸업생은 1명.
후배가 읽어주던 송사도 졸업한 지 49년이 지난 선배가 대신합니다.
[김학명/신수도분교 24회 졸업생]
"한 백 년 갈 줄 알았는데, 오늘 단 한 명 졸업식이라‥"
79년을 버텨왔지만, 이번 졸업식을 끝으로 이 학교는 문을 닫습니다.
자신이 마지막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날을 기원합니다.
[진연성/신수도분교 졸업생]
"언젠가 다시 학교에 저의 후배가 입학하는 날이 꼭 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졸업생의 희망과 달리 인구절벽의 현실은 냉정합니다.
20여 년 전 만해도 7백여 명 이었던 인구는 현재 24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거스르려는 안간힘이 작은 결실로 이어진 곳도 있습니다.
남해의 한 초등학교, 이곳 학생들은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을 토대로 책을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합니다.
주민들은 이주가족이 머물 집을 찾고 고쳐주는 일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3년 전 18명이었던 학교 정원이 현재 55명까지 늘었습니다.
학교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폐교를 가까스로 막아낸 건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최홍서/집수리봉사단장 (귀촌 주민)]
"(이주를 위한) 빈집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고 임대를 잘 안 해주시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2000년 이후 경남에서만 문을 닫은 학교는 모두 124개에 달합니다.
MBC뉴스 이종승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투데이
이종승
나 홀로 졸업식‥후배 없어 '폐교'
나 홀로 졸업식‥후배 없어 '폐교'
입력
2023-01-25 07:37
|
수정 2023-02-01 15:33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