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 전 신사동의 한 카페에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건물주가 매장 앞에 컨테이너를 갖다놔서 출입문을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이 카페 앞에서 지난 10일 벌어진 일입니다.
흰 컨테이너를 실은 지게차가 다가옵니다.
주차관리 초소로 쓰이는 컨테이너인데, 갑자기 카페 입구 앞에 내려놓습니다.
간격이 너무 붙었다고 느꼈는지 조금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김모 씨/카페 업주]
"교묘한 느낌이죠. 그러니까 '막지 않았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카페 측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컨테이너를 내려놓은 쪽에서 되려 뭔가를 항변합니다.
[김모 씨/카페 업주]
"경찰한테도 되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여기 간판 보이고 문 열리는데 뭔 상관이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년 전, 카페 업주인 김모 씨 부부는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50만 원'에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사이 건물주가 바뀌었는데, 새 건물주는 계약 갱신 시점이 임박한 작년 말, 월세 백만 원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주변 시세, 그리고 건물주로서의 '자존심'이었습니다.
[건물주-김 씨 대화](작년 12월)
"350(만원)이면 내가 자존심이 좀 그래도 되겠다‥ 내가 나쁜 건물주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다른 데는 몇 천씩, 엣지(특색) 있으면 천이백씩 올리고‥"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건물주가 직권으로 올릴 수 있는 인상 폭은 5%.
그 이상 올리려면 세입자와 합의를 해야 하는데 김 씨로선 한 번에 40%를 올려주기는 버거웠습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갱신 기한이 지나자, 건물주가 매장 앞에 컨테이너를 갖다두며 세입자를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지자체는 주차장법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건물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물릴 수 있지만, 사유지여서 시설물을 치우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3년간 서울시 상가임대차상담센터에 접수된 임대료 관련 상담 건수는 1만 5천 건에 이릅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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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장슬기
카페 출입구 막힌 사연‥"임대료는 자존심"?
카페 출입구 막힌 사연‥"임대료는 자존심"?
입력
2023-01-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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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1-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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