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다룬 '다음 소희'라는 영화가 개봉하면서 당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큰 파문을 불러온 사건인데도 대책은 미봉책에 그쳐 아직도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드디어 우리도 대기업 보낸다 이거야.> 하청 아니고? <여기다가 사인하시고.>"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 소희.
하지만 고객들의 해지 요청을 막아야 하는 콜센터 '해지 방어팀'에 배치되고,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폭언과 실적 압박에 웃음을 잃어갑니다.
"전체 콜센터 통틀어 우리 팀이 꼴찌죠. 특히 여기 김소희 씨. 제일 심해."
영화 '다음 소희'는 지난 2017년, 전주의 저수지에서 실습 5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 홍수연 양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정주리 감독]
"왜 고등학생이 이렇게 힘들고 험한 데서 일을 할까… 그런 부분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면서 좀 더 알아보고 싶다, 이해를 해보고 싶다…"
안타까운 죽음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1년도 안 돼 제주의 한 생수 공장에서 17살이던 이민호 군이 제품 적재기에 끼어 숨졌습니다.
2021년 18살 홍정운 군은 12kg의 납덩이를 몸에 두르고 요트 바닥의 따개비를 제거하다 숨졌습니다.
홍 군의 사고 직후 교육 당국이 직업계고교와 사업체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강문식/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누군가 크게 다치거나, 죽거나, 그럴 때만 논의가 잠깐 불이 붙었다가, 항상 미봉책으로 땜질식 처방만 하고 다시 논의가 사그라지는…"
직업계교 현장실습 관련 법 개정안이 13건이나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상임위에 머물러있습니다.
그날의 고통이 있는 그대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영화는, 어딘가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을 '다음 소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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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허현호
고등학생이 왜 이런 곳에?‥콜센터 여고생의 죽음
고등학생이 왜 이런 곳에?‥콜센터 여고생의 죽음
입력
2023-02-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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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2-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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