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기자이미지 현인아

[기후환경 리포트] 기후변화 지구 쌍둥이 강타, "지구인은 금성을 봐야 합니다"

[기후환경 리포트] 기후변화 지구 쌍둥이 강타, "지구인은 금성을 봐야 합니다"
입력 2023-02-20 07:33 | 수정 2023-02-20 08:16
재생목록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지구와 크기와 질량이 비슷해 지구의 쌍둥이로 불리는 행성.

    금성도 지구처럼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금성의 기후변화는 지구보다 더 급격합니다.

    지난 2012년 금성이 적도 부근에서 흡수하는 태양에너지는 45%나 급증했습니다.

    금성 상공에서는 시속 300km, 초속 80m의 강풍이 불고 있는데 강풍의 속도가 시속 400km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원인은 금성 상공에 존재하는 의문의 자외선 흡수물질입니다.

    이 물질이 갑자기 늘어나 더 많은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했고, 흡수된 에너지가 대기를 가열해 금성 대기가 요동친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이후에는 급격히 자외선 흡수량이 줄어들고 풍속도 다시 느려졌습니다.

    행성을 뒤흔드는 기후변화가 불과 10년 안에 벌어진다는건 지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연주/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 연구그룹장]
    "도대체 무엇이 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건지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 그 부분을 앞으로 찾아나가야죠."

    오랜 기간 관심 밖이었던 금성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과거 금성은 지구처럼 바다와 강이 흘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금성을 뒤흔든 격변으로 바다가 증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격변은 아마도 대규모 화산폭발, 거대한 천체의 충돌, 태양에너지 변화 등으로 추정됩니다.

    바다가 증발하며 발생한 수증기, 토양과 바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섭씨 464도까지 치솟아 온실효과의 끝장을 보여줍니다.

    지구가 금성처럼 불지옥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매년 590억 톤이 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방출되고 있습니다.

    1850년 이후에 세계가 방출한 온실가스 총량은 2조4천억 톤이 넘습니다.

    산업혁명 당시 280ppm이던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제 420ppm을 돌파했습니다.

    지구와 바다에는 히로시마 원폭 50억 개를 터뜨린 것과 같은 에너지가 더해졌습니다.

    증가한 에너지는 지구의 대기를 뒤흔들어서 전례 없는 폭염과 홍수, 태풍과 가뭄, 산불을 만들고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기후변화 폭탄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금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금성 과학자들의 대답은 단순하지만 놀랍습니다.

    [이연주/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 연구그룹장]
    "지구의 기후변화는 (금성에 비하면) 해결이 쉬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인도 알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아는데 행동을 안 해서 계속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우리에게 코스모스라는 책과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금성에 주목했습니다.

    지구인 대다수가 기후변화에 대해선 잘 모르던 1985년 미국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칼 세이건/ 천문학자](1985년 미국 의회 청문회)
    "지금 우려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극도로 중대한 문제를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인데 말이죠."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당시 37세의 상원의원이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입니다.

    칼 세이건을 청문회에 불러낸 앨 고어는 기후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앨 고어/미국 상원의원]](1985년 미국 의회 청문회)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20-30년 안에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국 중서부는 대 가뭄이 닥치고 해안지역은 침수될 것입니다."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지금, 지구의 기후는 이전과는 다른 기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에는 천 년 만의 대가뭄이 닥치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폭우와 태풍, 허리케인으로 해안이 침수되고 있습니다.

    지구의 기후변화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금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합니다.

    금성에서 급격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의문의 흡수물질은 무엇인지. 생명체는 없는지, 금성에서 극단적 온실효과가 발생한 정확한 이유가 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런 지식이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금성이 걸었던 길을 지구가 피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인간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말입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