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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의 새 공식?‥소송으로 "시간 끌자"

학교 폭력의 새 공식?‥소송으로 "시간 끌자"
입력 2023-02-28 07:33 | 수정 2023-02-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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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사태에서 특히 국민 분노가 컸던 건 검사인 아버지가 법적 기술을 총동원해 사실상의 2차 가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소송으로 시간을 끌면서 가해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게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공식이 되고 있습니다.

    박솔잎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학생 아들을 둔 이 모 씨는 학교를 찾아 더 이상 아이를 출석시키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아들이 지속적인 학교 폭력을 당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여전히 그대로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씨의 아들은 지난해 같은 반 학생 2명으로부터 수차례 민감한 신체 부위를 발로 걷어차이고, 달걀로 머리를 맞는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과 트라우마로 두 달가량 학교에 가지 못하고, 여섯 달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가해자들에게 내린 처분은 학생부에 기록도 되지 않는 서면사과와 교내봉사 5시간이 전부였습니다.

    [이 모 씨/학교폭력 피해 학부모]
    "학폭 담당 선생님이랑 뵀어요. 말씀이 '강제 전학이 나오려고 그러면 집단 성폭행 정도는 돼야 한다' 그렇게 말씀을…"

    학폭위가 가해자에게 전학이나 퇴학 같은 중징계를 내려도, 가해자들은 교묘히 불이익을 피해갑니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학폭위의 강제 처분에도 징계 집행정지 신청과 재심 청구, 행정소송을 대법원까지 이어가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결국 피해 학생은 학폭위 결정 이후에도 1년 이상 가해 학생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정신적인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박상수/변호사]
    "(학교 폭력으로) 1심 소송 하나만 가지고 2년씩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송전이 이어지는 동안 가해자가 학교를 졸업하면서 생활기록부 적시를 피하는 상황까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관련 소송이 늘어나면서 전문 분야를 '학교폭력'으로 등록한 변호사도 4년 전보다 4배가량 늘어나는 등 관련 시장까지 커지는 모습입니다.

    MBC 뉴스 박솔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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