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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찌른 상처' 더 큰데‥입증 힘든 '언어폭력'

'말로 찌른 상처' 더 큰데‥입증 힘든 '언어폭력'
입력 2023-03-01 06:30 | 수정 2023-03-0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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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폭력 가운데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되는 건 언어폭력입니다.

    ◀ 앵커 ▶

    이번 '정순신 사태' 역시 가해자가 언어로 피해 학생에게 큰 고통을 가한 경우인데 입증과 처분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교 동급생에게 '좌파 빨갱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 '더럽고 냄새난다' 같은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신체적 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엄연한 학교폭력임이 인정돼 전학 조치됐습니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 신고 가운데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많습니다.

    신체폭력의 3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외모나 성격 비하에서 출발해 집단 따돌림으로 확대되는 패턴이 일반적입니다.

    [이 모 씨/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제가 제일 마음이 많이 무너졌었는데, 걔네들이 저희 아들 욕을 정말 많이 했어요. 너 같이 X같이 생긴 XX는 나가서 XXX 한다고 그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반복되는 폭언과 욕설을 겪는 피해자들은 극도의 자기 비하와 우울감을 겪게 됩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언어폭력의 경우 눈에 보이는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김 모 씨(가명)/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전적으로 아이의 기록, 그 다음에 믿을 만한 친구한테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뿐이라서) 피해 입증하기가 너무너무 어려운 거예요."

    간신히 목격자의 증언과 SNS 기록 같은 증거를 확보해도, 그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순신 변호사의 경우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부른 별명이고 피해 학생이 웃어넘긴 적도 있다" 같은 논리로 학교의 징계에 불복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소송이) 완결이 될 때까지 이행이 되지 않거든요. 그렇게 되면 (피해자들이) 오히려 학교를 못 다니고 전학 가는 경우, 이런 사례들도 사실 현장에서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선 가해자의 불복 자체도 2차 가해지만 소송 때문에 처분이 지연되면 더 큰 피해를 겪게 되는 셈입니다.

    MBC뉴스 신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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