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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연차도 못 가"‥장기휴가, 현실성은?

"있는 연차도 못 가"‥장기휴가, 현실성은?
입력 2023-03-07 07:23 | 수정 2023-03-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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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가 근로시간제도를 개편해 몰아서 일할수 있게 하고 대신 장기휴가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이 많아서 초과근무까지 해야하는 노동자들이 과연 장기휴가를 챙길 수 있을까요?

    차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자.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단순 명쾌합니다.

    바쁠 때는 1주일에 69시간씩 일하는 대신, 휴가를 활성화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장기휴가를 강조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안식월, 한달 살기 등 '장기휴가'도 가능하게 됩니다. 징검다리 연휴 단체휴가, 10일 이상의 '장기휴가' 사용도 활성화하겠습니다."

    일손이 모자라, 있는 휴가도 못 쓰는 대다수 기업들에 장기휴가를 강제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이미 2015년부터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연가저축제'.

    못쓰고 남은 연가를 최대 3년동안 저축해 한번에 몰아서 쉬는 제도입니다.

    매년 11일씩 3년을 모으면, 한번에 33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습니다.

    그런데 33일 연속 장기휴가를 사용한 공무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발표된 정부 자료는 없습니다.

    일은 많고, 눈치볼 사람도 한두 명이 아니라, 3년동안 저축해 둔 장기휴가조차 한번에 날려버릴 때가 많다고 합니다.

    [중앙부처 공무원]
    "예, 저축을 하죠. 그런데 쓸 데가 없죠. 솔직히 저축해놔도 나중에 못 쓰면 그냥 소멸돼서 없어지는 겁니다."

    정부가 발표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역시 이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몰아서 일을 하고 몰아서 장기휴가를 가라고 하지만, 사실상 초과근무 수당만 못 받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철밥통이라는 공무원들조차 실패한 제도를 민간기업,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약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직장갑질119 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47%는 있는 연차휴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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