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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경제] 48시간 만에 무너진 '스타트업의 친구'

[뉴스 속 경제] 48시간 만에 무너진 '스타트업의 친구'
입력 2023-03-17 06:52 | 수정 2023-03-1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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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갑작스럽게 파산했는데요.

    전 세계 금융 시장으로 불안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파산한 건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뉴스 속 경제 이성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돈을 찾으려는 이용자들이 월요일 새벽부터 은행 앞에 긴 줄을 섰습니다.

    앞일을 모른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하루 전 예금한 돈을 모두 찾을 수 있도록 보장했지만,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습니다.

    [이용자]
    "오늘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나요?"

    [예금 보험공사 직원]
    "평소와 마찬가지로 송금할 수 있을 겁니다"

    지역에서 가장 큰 은행이 파산한 엄청난 속도 탓에 불안이 증폭됐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SVB의 어려움이 드러난 계기는 지난 8일,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받을 것"이라는 발표였습니다.

    다음날 모회사 주가는 60% 넘게 폭락했고, 하루 뒤에는 아예 거래가 중단됐습니다.

    예금 인출은 이어졌습니다.

    미국 예금보험 공사는 10일 오후, 은행 문을 닫아걸어야 했습니다.

    사실상의 파산에 이르는데 까지 48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입니다.

    그 사이 은행을 빠져나간 고객 예금은 420억 달러, 우리 돈 55조 원, 우리나라 지방은행 한 곳이 가진 총자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파산을 앞둔 은행에서 흔히 보던 늘어선 행렬, 혼란은 없었습니다.

    이용자들이 스마트폰 앱에서 몇 번의 조작으로 간단하게 큰돈을 옮겼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트위터를 통해 실리콘 밸리로 확산됐고, 옆 사람을 따라 돈을 인출했다는 경험담이 줄이었습니다.

    유명 벤처 투자자들이 기업들에게 돈을 빼라고 권유한 것도 대규모 예금 인출을 부추겼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 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했던 SVB는 코로나 이후 실리콘 밸리에 몰린 투자금 덕에 막대한 이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예치금으로 샀던 미국 국채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 돈줄이 막힌 벤처기업들이 예금을 앞다퉈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부실이 없던 은행도,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러온 이중고를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알렉산더 요쿠메디토스/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
    "(투자한 채권에서) 손실을 보지 않았다면, 돈을 돌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요구할 때 돈을 그대로 돌려줄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와 직접 관계없는 다른 나라 은행들도 유탄을 맞아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유럽의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은, 투자 실패로 생겼던 부실 문제가 다시 거론되며, 70조 원에 이르는 정부 대출로 연명하는 상태가 됐습니다.

    [개리 능/나틱시스 선임 이코노미스트]
    "돈줄이 계속 마르면,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많은 시기에는 전례 없던 예외적 사태가 연이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전까지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망에는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불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습니다.

    MBC뉴스 이성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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